oh, peace! 나의 오피스

2. 하루 최소 8시간, 10년을 빅마우스 옆에 산다는 건

by 씀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그지 같다.


# 1에서 이어짐


세상엔 다양한 장래희망이 있고, 그걸 이루기 위해선 반드시 하나 이상의, 저마다의 등용문을 거쳐야 하기 마련.


법조인? 요즘은 로스쿨. 옛적엔 사법고시.

연예인? 지금이야 SNS, 유튜브 많다지만 그 옛날엔 그저 오디션.

초중고 교사? 일단 확실한 건 임용고시.


그럼 이 경우엔 어떨까. 만약 나더 레벨의 관종이라 회사 내 인싸를 넘어 돌아이가 되고픈, 돌아이 지망생이 있다면? 돌아이가 되기 위해 밟아야 할 루트는?


나는 그 친구에게 돌아이 등극의 등용문으로 나를 소개해주고 싶은 바다. 그 꿈을 이루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 내가 알고 있으니까.


돌아이가 되고 싶은 자,
내 자리에 앉으라



내 자리는 출입문 앞.


입사가 가장 늦어, 사무실 남은 공간 중 책상을 놓을 수 있는 곳에 마련돼서 그렇게 됐다.


문 가라 어쩔 수 없이 신경 쓰이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평온하고. 겨울에 환기차 사무실 문을 열둘 때면 쪼 to 많이 춥지만 그래도 안락하며. 뒤로는 파쇄기, 왼쪽 옆으론 프린터기가 있어 종종 시끄럽지만 그래도 아늑한.


평온, 안락, 아늑까지 그 어려운 걸 보란 듯 해내는 작고 소중한 내 자리에게도... 못 가진 것이 있었으니,


그거슨 바로 옆자리 복.


아니 아니. 복 같은 요행은 바란 적도 바라지도 않으니, 그냥 라떼 드시는 꼰대만 계셔줬어도 어이쿠 제가 전생에 뭐 하난 구했나 봅니다 했겠건만.


위치 뽑기를 해도 어떻게 이렇게 더럽게 못 했는지. 앞선 그 장점들을 단 1초 만에 상쇄시키는 내 자리의 절대적 해악은 옆자리에 실로 굉장한 빅마우스 두었다는 것이었다.


Big Mouth

명사 [속어] 수다쟁이, 입이 가벼운 사람,

허풍쟁이

타동사 <비밀 등을> 퍼뜨리다



빅마우스를 바로 옆에 둔 대가는 참혹했다.


종교에 대한 믿음은 없어도 살면서 믿어온 다른 몇 가지 바. 이를테면 인과응보나 고진감래럼 믿어야만 살 수 있는 그런 것들.


그것들이 살기 위해 필요한, 삶의 동기부여가 되는 믿음들었다면, 지금까지의 삶을 바탕으로 생긴 믿음 역시 었는데 그중 하나가 나잇값이다.


나이에 대한 믿음은 살다 보니 저절로 생긴 신뢰였다. 각자 살아온 햇수에 걸맞은 나잇값이나 연륜을 보여는 건, 주름만큼이나 나이 듦에 따라 갖게 되는 당연하고도 자연스런 변화인 거구나. 그저 보통의 인품을 가진 사람이라면 지녀야 할 일반적인 가치관과 상식은 마땅히 추는 거구나 생각 할 수 밖에 없었다. 내 주위에는 그런 사람들이 주로 있어왔으니까.


벗뜨. 지금 자리에 앉고부 그 믿음은 리셋. 나는 모태 나잇값 불신론자 돼버렸고.


인생은 케바케, 사바사라지만 그래도 삶에서 철드는 때를 일반적으로 꼽는다면 높은 확률로 남자는 입대. 여자는 임신, 출산, 육아. 또 남녀노소를 막론고는 부모님의 죽음을 겪었을 때 거고, 런 고난과 성장을 마주해 본 이라면, 그것의 미경험자들과는 또 다른 바이브를 가지는 거 것이 내 다음 믿음이었는데 아 여기. 그 통찰로도 깊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단 걸 알아버림으로써 이도 와장창 했으며,


어차피 인간은 '사고'란 걸 는 이상 어쩔 수 없이 모두가 호사가이기에, 적당히씩은 남 얘기를 하며 희열며 쾌감을 느끼고 살 수밖에 없는 동물이라 것까지는 정.


그.래.도. 아무리 '뒷담화'라 해도. 자극적일수록 유쾌하고, 잦고 깊을수록 하는 이들끼리 결속력 오지는 야만적인 행위를 취미 삼아 범하더라도, 선과 매너는 지키리라 여겼. 그들한테는 그 험담이 할 수밖에 없고 해야만 하는 '명분' 투성이인, 거기 사이에선 꽤 정당하고 퍽 도덕적인 대화일 테니, 그렇다면 그들도 최소한 다 같은 사람 된 도리는 지켜야 하는 게 맞으니까.


게라도 이러나저러나 한 공간에서 일하고 돈 버는 어떤 의미에선 경제공동체이자, 일터에서는 비슷한 희로애락을 나누는 감성공동체로서의 품위는 잃지 않아 주겠거니.


또 응당 그리해야 하는 것 기에, 우리는서로가 암묵적으로 용인한 험담의 바운더리에 적으로 살다가도, 앞에선 그 입 싹 닦고 싱글 생글, 토닥토닥하는 동료로도 살 수 있는 것이겠거니.


씁쓸은 하지만, 그 표면적 평화가 현대판 인류애이고, 21세기식 생존방식이라 각해 존중했는데.


지저스... 내가 세워놓은 그 믿음들의 마지노선까지 함몰됐다. 그 위대한 빅마우스 한 명 때문에.


이쯤 되니 궁금다.


내가 "아"라고 말한 것이 빅마우스의 통&번역을 거치면 "아씨"가 되다는것을 너무 늦게 안 것. 이미 알았을 땐 원탑 돌아이가 돼버린 후라는 것. 더는 빅마우스에게 좋을 소스를 주기 싫어 실어증 걸린 양 과묵, 소극, 소심, 내성적인 직원이 돼버린 것.


중에 내가 제일 먼저 후회해야 하는 건 무엇인지. 그리고 는 왜 마우스의 믿고 찾는 타깃이 된 지.


# 3에서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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