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인류에게 역사상 가장 어려운 문제를 던지고 있는 현실에서 백신이라는 처방이 인류의 구원책이 될 수 있을지? 백신이 인류를 구원할 수 없다면 비대면 사회에서 인류의 삶은 어떤 형식으로 바뀌어야 하는지 상상하며 쓴 이야기. 이한과 제인이라는 주인공들을 통하여 미래사회의 비대면 양식을 미리 경험해보았습니다. 야한 장면에 대한 묘사가 있는데 19세 미만자는 패스하시는 아량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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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음이 울리며 빨간 램프가 점멸되기 시작한 것은 내가 아이돌 여성 싱어인 Y와 후배위로 섹스를 즐기고 있을 때였다. Y는 이번에 S사에서 새로 나온 섹스머신으로 추석 보너스를 받고 큰맘 먹고 구입한 모델이었다. 실제 여성의 피부와 거의 유사한 촉감을 주는 인조피부에 성교 시 내는 신음소리가 사람의 목소리와 흡사하여 남성들에게 인기가 치솟은 이 모델을 구입하기 위하여 나는 3개월을 대기하여야 했다.
거주민의 체온이 38도 이상 올라가면 경보음이 울리고 경보음이 울린 집은 방역요원과 의료요원이 동시 출동하여 거주자를 완전 봉인(음압 비닐 캐리어에 환자를 싣는 것을 그들은 그렇게 불렀다)하여 데리고 나갔다. 그동안 건물의 출입문은 자동 차단되어 입주민들에게 혹시라도 있을 감염의 위험성을 방지하였다.
이 모든 것이 2038년 코로나 38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생긴 결과였다. 2019년에 코로나19가 발생하여 2 년 여간 유행하다가 백신의 개발로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 세계는 팬데믹이 종료되었다고 선언하였었다. 하지만 소멸되었다고 생각한 바이러스는 20 년이 지나지 않아 사망률 50%의 괴물이 되어 다시 창궐하였다. 문제는 보균자와 스치기만 해도 전염되는 무서운 전염력과 전염될 때마다 변종이 발생하여 백신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인류는 한동안 이 괴물과 싸우다가 지구 인구의 절반인 40 억 명이 감염되고 20 억 명이 사망했을 때 이 전염병과 싸운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싸워서 이길 수 없다면 피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모든 직장은 재택근무로 형태가 바뀌었고 모든 상점은 온라인으로만 운영되었다. 가족들과 같이 살 수 없고 혼자서 사는 독신 형태로 모든 가구가 일인가구화 되어 실제 사람과의 섹스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생활, 연애, 결혼, 출산 그리고 죽음의 과정조차도 모두 사람과의 접촉 없이 이루어졌다. “비대면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나는 K시의 체납징수팀 직원이다. 38 수색대. 이것이 우리들의 정식 명칭이었다. 납세의무를 규정한 헌법 38조에서 착안하여 만든 이름이다. 코로나 이전 우리들의 주요 임무는 고질적이고 의도적인 장기 악성 체납자들의 지방세 체납액을 강제 징수하는 일이었다. 물론 지금도 업무의 성격이 변하지는 않았지만 출장이 자유로웠던 입사 초기에는 체납자들의 은닉재산이 숨겨져 있는 곳을 수색하여 현금이나 고가의 동산을 압수 후 공매하여 체납액에 충당하는 업무가 우리들의 주요 임무였다.
코로나 38 이후로 대면 업무가 없어지자 우리들의 입지는 축소되었다. 처음에 전화 독촉과 우편안내업무를 주로 하다가 집중화센터에서 전화안내와 우편발송이 자동화되자 조직 구성원 반 이상이 구조 조정되어 퇴직하였다. 업무의 성격도 전산으로 시스템을 관리하고 수색 로봇이라는 인공지능 체납업무 머신을 관리 조종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나는 재빨리 로봇 조종 기능사와 드론 조정 기능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함으로써 내가 새로운 조직에서도 유능하게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나의 계약은 계속 연장되어 올해 드디어 정규직으로 평생 계약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정규직이 되었지만 실적과 능률을 매년 평가하여 연봉이 책정되었기에 재택근무라고 하여도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 보다 노동강도가 약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여행 등 외출이 억제된 생활을 함으로써 노동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각종 생활필수품 등 소비 비용도 증가하여 업무실적에 따른 추가 성과급이 없으면 생활이 곤란해질 수 있어 나는 노동시간을 줄일 수도 없었다.
CCTV가 없는 프라이빗 룸이 갖춰진 오피스텔 유지비용과 한 달에 한번 허용되는 외출(물론 우주복 수준의 방역복과 장비를 몸에 갖춘 상태에서의 외출만이 허가되었다)을 위한 방역복 구입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이런 경제적 자원을 확보할 수 없는 빈곤층은 프라이빗 룸이 없어 섹스머신도 이용할 수 없고 화장실을 제외한 일상의 모든 공간이 체온 측정을 위한 적외선 관찰카메라에 노출된 원룸 오피스텔에서 살아야 했다. 그마저도 불가능한 극빈층은 방역복도 없이 거리로 내몰려야 했다. 코로나 38 바이러스가 득실거리는 거리로 나가는 것은 죽음을 의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