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허기가 일상이던 나이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도식락을 까먹어버리고
막상 점심시간에는 매점이 북적거렸다
노란색 단무지에 쑥갓 고명을 얹은
단촐한 우동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매점우동의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재수생 시절
용산역에 있던 대입단과학원에서
수업 중간 중간 급하게 먹던 우동
단돈 1000원이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되주던
역전 포장마차 우동집의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대학교 시절
친구들과 처음 놀러가던 엠티
지금은 없어진 경춘선 완행열차 안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차장 아저씨가
왜건을 밀고 가면서 주전자 속 뜨거운 물로
급하게 만들어 주던
우동의 맛을 잊을 수 없다
우동을 함께 먹었던
친구들, 여행들
그리고 내 청춘을 데워주었던
따뜻한 우동국물 맛을
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