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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시간에 울리던 삐삐의 진동은
항상 너와의 비밀교신이었지
기억하니
검정색 삐삐가 울리면
나의 마음은 교실에서 빠져나와
너와 함께 있었다는 것을
수업이 끝나고
학생회관 앞 공중전화 부스에서
떨리는 손가락으로 돌리던
수동식 전화기의 다이알은
왜 그리 늦게 돌아가던지...
이윽고 전화기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면
전생의 연인을
100 년 만에 만난 듯
나는 영화 속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 되어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