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잔반처리반
"배부르면 안먹어도 돼요" 아내는 말하지만
그릇이 깨끗이 비워지면 돌아서서 어깨를 들썩이며 웃는다
나는야 잔무처리반
"건강챙기며 적당히 해" 전무님은 말하지만
조직성과실적이 올라가면 나를 보며 엄지척하고 유유히 퇴근한다
나는야 잡일처리반
"집안 잡일은 막내인 니가 다 하는구나" 큰엄마는 말하지만
소파에서 쉬고 있는 장손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웃는다
오늘도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헤메이는
한 마리 하이에나처럼
잔반, 잔무, 잡일을 찾아 헤메이는
나는야 XX처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