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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기 Jan 27. 2024

서류철

서류철 / 하기


오늘 위, 아래, 옆으로 찢어진 너의 모서리를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주다가

너덜너덜해진 내 마음의 모서리를 보았어


너의 등은 스태플러로 찍히고

너의 눈에는 포스트잇이 안대처럼 감기어 있구나


노란색 얇은 표지에 수백장의 종이를 담아

휘어진 너의 허리는

90세 노인처럼 펴지지 않더군


마음이 굽은 사람들 속에서

니 마음도 구부러져 그렇게 굳어 버렸구나


새 옷으로 바꾸어 주지 못한 나의 잘못은

국장님 보고기일에 새 옷으로 갈아입고

친구들이랑 꽃놀이 가는 날 잊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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