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3 수생의 솔직한 TMI
내가 브런치에 도전하게 된 건 운명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3년 전, 직장 내 문예전에서 수필이 당선되면서 시작된 글쓰기는 사내 게시판에 글 산책이라는 꼭지를 만들어 매일 A4용지 1매 분량으로 글을 올리면서 본격화되었습니다. 시를 써보라는 직장 내 문우회 회장님의 조언으로 시를 써서 올리다가 급기야는 소설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하늘의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글 내림을 받은 저는 직장 내 문예전에서 소설과 시로 대상을 받는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금상 이상을 받는 경우 5년간 수상이 제한되는 규정으로 본의 아니게 나의 글쓰기는 잠시 방향을 잃었다가 외부 공모전에 글을 응모하는 것으로 새로운 글길을 찾았습니다.
소설로 등단을 하면서 사내 게시판에만 글을 올리기가 아쉬워진 저는 네이버에 블로그를 만들고 문인협회 카페에도 글을 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글 산책을 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조회와 댓글 등이 많은 격려가 되었지만 인터넷 환경에서 글쓰기는 혼자만의 독백처럼 느껴졌습니다.
새로운 글쓰기에 목말라하던 차에 딸아이가 소개해 준 브런치에 가입하고 나서 글쓰기의 오아시스를 발견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내가 찾던 이상적인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 주저 없이 작가 신청을 하였고 당연히 브런치는 저를 받아줄 것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
잠시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그래도 등단까지 한 작가인데 나를 거부해. 왜? 그러나 유튜브와 인터넷 조회를 통해 브런치 작가 되기가 만만치 않다는 정보를 수집하면서 저의 무모함을 인정하였습니다. 도대체 기본이 되지 않은 작가 신청이었습니다. 제출하였던 3개의 글도 작가 신청과는 전혀 무관한 등단 소설과 시, 공모전 수상 수필 등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유튜브와 다음에서 합격을 하신 분들의 합격 경험과 신청서 작성요령을 숙지하고 다시 도전을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내가 브런치에서 쓸 글들의 콘셉과 목차까지 꼼꼼히 적고 내가 가진 콘텐츠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브런치 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마지막까지 검토한 후 작가 신청서를 발송하였습니다.
이 정도면 당연히 작가 신청이 승인되겠지 하고 안심하면서. 작가 승인 후 브런치에 올릴 글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틀 후 다시 한번 작가 승인 불가 메일이 왔습니다. 첫 번째 메일과 똑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첫 번째 탈락 메일을 받았을 때는 잠시 당황했지만 바로 웃을 수 있었습니다. 가족들도 같이 웃어 주었고, 저도 누구나 가져보는 브런치 작가 신청을 거부당하는 경험을 한번 해 보는 해프닝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탈락 시에는 나도 가족도 웃을 수 없었습니다. 브런치를 소개해준 딸아이도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조금 민망해하는 듯했습니다.
세 번째 도전부터는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준비하였습니다. 세 번째 작가 신청을 하고 저는 자신감이 없어져 다시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네 번째 작가 신청서를 작성해 두었습니다. 네 번째 작가 신청도 떨어지면 어떤 내용으로 작성해야 할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을 때 메일이 왔습니다.
브런치 작가가 되면 누구나 쓴다는 합격기. 저도 한번 써보았는데 솔직하게 제가 합격한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이렇게 하면 합격할 수 있다라고 확신을 갖고 말해 줄 수 있는 입장은 아닙니다. 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브런치 작가 신청을 통하여 제가 글쟁이로서 다시 한번 저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독자를 고려하지 않은 나만의 글쓰기를 해왔다면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면서 처음으로 나의 글을 읽는 독자가 누구인지, 내가 그들에게 말해 줄 수 있는 나만의 콘텐츠가 무엇이고 어떻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앞으로 저의 글쓰기를 새로운 방향으로 인도할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저의 새로운 글쓰기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브런치와 함께.
뱀다리 : 혹시 도움이 되실까 하여 제가 합격한 작가 신청서 전문을 올려봅니다.
작가님이 궁금해요.
작가님이 누구인지 이해하고 앞으로 브런치에서 어떤 활동을 보여주실지
기대할 수 있도록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지방국세청에 근무하며 작년에 소설가로 등단하여 DAUM 강원문인협회 카페(회원 서재 창작실)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하기입니다.
글쓰기는 제 삶의 위기에서 마음을 치유하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저는 브런치를 통해서 일상과 문학에 대한 에세이, 여행기, 리뷰 등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저의 글이 독자들의 지친 일상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피로회복제가 되기를 희망해봅니다.
브런치에서 어떤 글을 발행하고 싶으신가요?
브런치에서 발행하고자 하는 글의 주제나 소재, 대략의 목차를 알려주세요.
어쩌다 소설가의 나도 에세이스트
- 어쩌다 소설가로 등단한 27년 차 국세공무원의 좌충우돌 에세이스트 도전기(에세이, 여행기, 리뷰)
1화 : 딸바보 아빠의 독박 영어 과외, 예스 아이 캔 두잇
2화 : 하모하모와 돌산대교의 추억, 여수 낭만 밤바다
3화 : 우리 집 귀염둥이, 조이를 위하여
4화 : 어머니의 이름으로, 동백아가씨
5화 ~ 9화(중략)
10화 : 진도에서 한국 현대사의 가장 슬픈 기다림을 만나다
11화 : 아싸라도 괜찮아
12화 : 방학동에는 천년을 기다린 은행나무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