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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골절 5박 6일 퇴원하다. 통증에서 가려움으로

발목 골절 수술, 퇴원



발목 골절 수술로 5박 6일 입원한 후 퇴원했다. 


일생에서 가장 고통스런 시간이었던 것 같다. 세 아이를 자연분만으로 출산하고 고통스러웠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출산의 고통도 고통 주기가 있어서 잠깐 5분이라도 졸 수 있었는데 수술 당일은 진통제도 듣지 않고 밤새 고통의 시간으로 기억될 듯하다. 


월요일 오전 검사, 3시 입원


화요일 낮 12시 30분  수술(2시간 소요), 화요일 밤 통증 최~대, 한숨도 못 잠.


수요일, 통증 조금씩 완화, 잠은 자다 깨다 반복.


목요일, 항생제 가려움증으로 잠을 못 잠, 하루 종일 가려움. 상처 소독.


금요일, 진통제 끊고 얼음 마사지로 가려움 완화.


토요일, 진통제 끊고  상처 소독 후 퇴원.



통증이 잠잠해지자 가려움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항생제 때문이라는데 두드러기같이 여기저기 가려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항생제 부작용 체크할 때는 괜찮았는데 여러 가지 주사를 맞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다리 팔, 목, 귀, 등이 가려웠다. 통증이 조금 사라졌기 때문에 모든 주사를 끊어보기로 했다. 통증은 이제 진통제 없어서 견딜 만 해졌다. 


통증의 고통을 알레르기의 고통으로 넘겨준 것 같다. 



발목 골절 수술 5박 6일 퇴원하다.



약을 잔뜩 받고 집으로 GO Go~


병원을 나가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거리 풍경도 그대로지만 나만 바뀌고 나왔다. 몸도 마음도, 발목 상처도 가득.





남편은 짐을 바리바리 들고, 휠체어를 밀고 퇴원 수속을 하고 정신없이 나왔다. 조금만 덜컹거려도 발목 통증이 울려서 아주 조심조심 휠체어와 차를 운전해야 했다. 


어제오늘 약과 진통제, 주사를 끊어서인지 가려움증이 집에 오자마자 사라졌다. 몸이 약과 주사로 버텨내지를 못하니 피부에 고통을 주고 한계를 말한 것일까


오랜만에 집에서 점심을 먹고 낮잠을 달게 잤다. 누군가 드나드는 소리도 없이 조용한 가운데에서 잠을 자는 게 일주일 만이다. 


일상의 평화가 돌아왔지만 여전히 발목 붕대로 목발을 짚고 이동해야 하며 자유롭지 못하다. 


시간이 하나씩 해줄 해줄 듯하다. 


2주일 후 실밥을 빼러 가고 6주간 보조기를 착용해야 하는 다음 미션이 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1단계 성공했고 2단계도 차근차근 잘 해내리라 믿는다. 풀코스 완주하는 것처럼 한 발자국씩 나아가야 할 것 같다. 


통증과 가려움에서 일단 해방된 날이다. 그것만 즐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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