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권정생 작가의 <<해룡이>>는 참 슬픈 동화책입니다.
가난한 해룡이가 소근네를 만나 아이 셋을 낳고 성실하게 살아가는데 병이 걸립니다. 가을걷이를 끝내고 집 단장을 하고 마무리한 후 쪽지를 남기도 떠납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어느 눈 내리는 겨울날 돌아옵니다. 문고리 앞에서 신발과 집 안팎을 둘러보며 아이들의 신발을 보고 장성했음을, 가득 채워진 땔감을 보고 집안을 잘 돌보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곤 아무 말 없이 떠납니다.
뒷날 돈주머니를 발견하고 뛰쳐나가는 소근네는 해룡이의 발자국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눈이 발자국을 다 덮어버렸거든요.
해룡이가 문고리 앞에서 서성이는 모습을 상상하여 작사를 했습니다. 작곡은 AI의 힘을 빌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에립니다.
문고리 앞에서 얼마나 고민했을까요?
<노래 가사>
보고 싶은 마음 감추고 문고리만 쳐다보네
문 앞 서성거리다 발걸음을 돌리네
흐느끼는 어깨 눈물로 떨어지고
지워달라는 그의 부탁 눈물이 흐르네
말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닐까
사랑이 얼마나 커야 말을 참아야 할까
사랑이 얼마나 커야 마음을 참아야 할까
눈으로 지워지는 발자국
소리 없이 내리는 눈
사랑이란 말 한마디 얼마나 어려운지
그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지울수 없는 기억
서로를 향한 마음 왜 이렇게 서툴까
가슴 아픈 이별만 남겨두고 떠나버린 그날
문득 문 앞에 서 있던 그의 모습이 떠오르네
말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닐까
사랑이 얼마나 커야 말을 참아야 할까
사랑이 얼마나 커야 마음 아파도 행복할까
눈으로 지워지는 발자국
소리 없이 내리는 눈
사랑이란 말 한마디 얼마나 어려운지
그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지울 수 없는 아픔
잊을 수 없는 그 날의 기억
지워지지 않는 그의 발자국
눈으로 지워지는 발자국
소리 없이 내리는 눈
문 밖에서 맴도는 발자국
눈으로 지워지는 발자국
기억에 새겨지는 발~자~국
순수한 해룡이의 모습은 권정생 작가님이 아닐까 합니다. 가난하고 아팠던 어린 시절의 작가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다른 책에서도 참 힘겹게 아프게 사시면서도 영혼이 맑은 작가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권정생 작가의 가장 유명한 <<강아지똥>>도 제가 참 좋아하는 동화책입니다. 하찮은 강아지똥도 민들레 거름이 되어서 행복해하는 모습입니다.
민들레는 강아지똥거름뿐 아니라 해, 비, 구름, 바람, 흙 자연의 사랑을 받아야만 자랄 수 있고 꽃을 피웁니다.
하물며 사람은 어떨까요?
지금까지 이렇게 멋지게 자란 것만으로도 우리는 얼마나 많은 자연의 사랑을 받아야 가능할까요?
막내아들이 초5학년일 때 권정생 작가의 <<몽실언니>>책을 읽고 너무 슬프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엄마가 옆에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슬며시 안아주더군요.
권정생 작가의 <<랑랑별 때때롱>>책은 슬프지는 않고 아주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글이 어찌나 이쁜지 감탄하며 읽은 동화책입니다.
슬프고 애절한 노래 가사를 쓰고 싶었는데 갑자가 << 해룡이>>라는 동화책이 생각나서 써봤습니다. 줄줄이 고구마처럼 권정생 작가님의 책들이 생각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