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있고 싶은 곳은?
솔솔 부는 시원한 나무 아래입니다. 나무 아래 편안한 의자에서 책을 읽으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저녁이라 좀 써늘한 숲에서 모닥불 피우고 멍 때리기도 하고 싶습니다. 여름 휴가철이면 남편은 더운 바다 보다 항상 숲과 계곡이 낫다며 물놀이까지 할 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시절에는 틈만 나면 캠핑을 다니곤 했는데 크고 나니 갈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군요. 아직도 그 추억이 남아 있어서 이렇게 생각이 납니다.
7월 마지막 이번 주와, 다음 주는 8월 초라 휴가철입니다. 집에서 지내야 하는 시기라서 에어컨 바람으로 여름 대낮을 이기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시원한 바람을 좋아하고 저는 그 바람이 싫어질 때도 많습니다.
시원한 숲속 바람이 그리워집니다.
얼음처럼 차가운 계곡물도 생각납니다. 물속에 들어가면 차갑고 밖의 햇볕은 너무 뜨거워서 냉온탕을 드나들 듯 번갈아서 계곡물을 즐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고무 튜브를 타면 누워서 하늘을 쳐다보는 걸 좋아합니다. 제자리에서 둥둥 떠 있는 느낌이 참 편안합니다. 마치 어머니 자궁 같아서일까요? 마치 시간이 멈춘 듯이 불멍, 물멍이 있듯이 하늘멍을 했을 때도 같은 기분입니다.
지금 갈 수 없으니 추억 속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가지 못할 날을 대비하여 갈 수 있을 때 많이 가보는 것도 좋네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추억을 많이 만들려고 했습니다. 돈을 물려주기보다 몇 억 원의 추억을 물려주자고 생각하고 많이 다니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기억을 하나 모르겠습니다.
가족 단톡방에 물어봤습니다. 캠핑 갔던 기억, 주말마다 외출을 많이 하려고 했는데 기억이 나는지.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합니다. 생각이 하나도 안 나는데요... 이러진 않겠죠. 딸의 답이 왔네요.
유치원 때 연극 보고 마지막에 등장인물들이랑 사진 찍었던 거? 생각나고.
초중고 때는 시골 자주 가고 캠핑 가서 계곡 가고, 산 올라가고 일산 살 때는 호수 공원에서
자전거랑 인라인 스케이트 탔던거랑 , 아웃백이랑 파스타 먹으러 갔던 거. 광명 와서는
광명 시민체육관이랑 안양천에서 벚꽃 본 거 생각나요.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저를 위해서, 아이들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