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어쩌다가 교육으로 자식을 망치는가? 최진석 교수



부모는 어쩌다가 교육으로 자식을 망치는가?

- 최진석



최진석 교수님이 함평에서 운영하는 새말 새몸짓 철학 강좌 2024년 1기 커리큘럼 중 5강 제목입니다. 15~49세 신청 가능. 나이 제한으로 수강하지는 못하지만 질문에 대한 글쓰기로 12가지의 질문에 흥미로운 질문들이라 혼자 답하고 있습니다.


1기

1강 :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2강 : 수준 높은 삶이란 따로 있는가?

3강 : 굳이 지적일 필요가 있는가?

4강 : 철학이 밥이 되는가?

5강 : 부모는 어쩌다가 교육으로 자식을 망치는가?

6강 : 당신은 텃밭과 정원 사이 어디쯤인가?


2기

1강 : 지적인 사람이 더 행복한가?

2강 : 황당해도 되는가? 황당해야만 하는가?

3강 : 당신의 쾌락은 예능과 예술 사이 어디쯤인가?

4강 : 당신은 생각할 줄 아는가?

5강 : 왜 자신을 궁금해하는 것이 탁월함의 기초인가?

6강 : 지식인이 왜 쉽게 부패하고 진부해지는가?



5강 질문은 부모는 어쩌다가 교육으로 자식을 망치는가?입니다. 교육은 자식을 잘 기르려고 가르치는데 왜 교육으로 자식을 망칠까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교육열과 교육에 대해서 치켜세운 적도 있습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피아노 콩쿨, 여자 골프, 각종 스포츠, 각종 대회에서 항상 상위권에 랭크됩니다.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왜 부모가 교육으로 자식을 망친다고 했을까요? 부모가 교육으로 자식을 성공시킨 경우는 어떤 이유에서 일까요?


부모가 교육으로 자식을 망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저의 지식과 직, 간접 경험을 통해 써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과도한 기대는 자식을 스트레스와 불안을 가져오게 합니다. 부모는 누구나 자식이 잘 되기만을 기대하고 뒷바라지를 하죠. 그러나 그게 아이의 적성에 맞는지, 아이가 좋아하는 일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부모가 일방적으로 본인들이 원하는 공부, 직업을 선택하게 합니다. 그런 학업 스트레스로 일어나는 사건, 사고는 무서울 지경입니다.


과도한 기대가 이루지 못했을 때는 실망으로 바뀌고 스트레스를 가져오고 관계를 힘들게 합니다.


과잉보호로 아이들의 기본적인 생활 습관까지도 부모가 해주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집안일을 하나도 하지 않는다던가, 본인의 가방을 챙기는 일,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서 자신감, 자존감, 자기 효능감을 길러야 하는데 부모가 뭐든지 다 해주려 합니다.


어렸을 때는 부모의 힘이 막강하여 잘 따르다가도 대학교를 졸업하거나, 직업을 갖고 나서는 방황하게 되고 결국 본인이 하고 싶은 길을 가거나 엄청난 스트레스를 가지며 살아가게 되겠죠.



두 번째는 너무 바쁘거나 또는 너무 관심이 없습니다. 너무 바빠서 아이들을 잘 케어하지 못하고 본인의 일에만 관심을 가지고 돈으로 뭐든 해결하려고 합니다. 부모는 무엇이 중요한 일인지를 전혀 깨닫지 못하고 아이 스스로 뭐든 해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믿어주면서 지지해 주는 일이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반대로 교육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여 방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성숙하지 못한 어른으로서 아이들의 안위는 물론 정서적으로 상처를 주는 부모도 어찌나 많은지요.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고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부모의 역할인데 말이죠. 무엇이 중요한지 삶의 철학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시간을 내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부모가 덜 성숙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신의 삶을 살지 않고 자식에게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루게 한다거나 중요한 관계, 심리, 미래, 적성 등에 대해서 자녀와 대화를 나누지 않습니다.


부모는 부모의 삶을, 자식은 자식의 방식대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야 합니다. 자식에게 올인한다거나 공부만을 최고로 생각한다면 방황의 시기가 왔을 때 견뎌내지 못합니다.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식들은 성장합니다. 성실한 모습, 일하는 모습, 부부의 모습, 화해하는 모습, 가족들에게 대하는 모습, 사람들에게 대하는 모습, 사회적 역할 등을 어깨너머로 배우게 됩니다. 이 부분은 너무도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주도적으로, 행복하게 산다면 자식도 그렇게 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 않을 때는 또 소통하며 문제 해결을 해야겠지요. 성숙한 부모는 자식과의 시간과 소통을 우선순위 안에 넣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부모가 자식 교육을 잘 시킨 경우는 어떤가요?


자식의 적성을 파악해서 좋아하는 일을 지원해 줍니다. 지원을 최대한 해주되 해주지 못할 때는 솔직하게 말하면서 그다음 단계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결책을 찾는 부모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부모는 부모만의 교육철학이 있었습니다.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겠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힘들 때 그 기준으로 가르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일정 금액 이상만큼은 지원할 수 없다든가, 국내에서 배운다든가, 자신의 방 청소는 자신이 한다든가 나름대로의 교육철학이라는 기준이 있었습니다.


부모가 성실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갑니다.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준다든가,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한다든가 모범적인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식의 삶도 부모의 삶의 일부일 뿐으로 전체가 아니라는 인식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본인들이 아직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지원하되 나서지는 않습니다. 혼자 찾아서 가거나, 실수해서 다시 돌아가기도 하면서 배워나가겠죠. 그게 삶이니까요.


둘째 아이는 대학 지원학과를 정할 때는 누가 과를 지정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선택하기가 어렵습니다. 자신을 잘 알아야 하는 일이니까요. 결국 최선보다 차선으로 선택하고 나름 만족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만약 부모가 선택해 줬다면 어땠을까요? 책임지려고 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부모의 탓을 할 수도 있었겠죠. 큰 아이도 본인이 선택해서 과를 선택했습니다. 아주 만족스러워하진 않지만 스스로 결정한 일에 책임을 지려고 합니다. 막내도 본인이 선택하라고 미리 말해두었습니다. 진로에 대해서 고민이 많더군요. 고민을 하는 게 당연하죠. 삶은 고민과 결정의 연속이니까요.



부모의 삶은 부모가 선택하고 자식의 삶은 자식이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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