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하다가 발목 골절 수술 후 조깅 8km, 1시간 처음 넘긴 오늘입니다.
마라톤 클럽 단톡방에 러닝 인증 했더니 의지력의 근간이 되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글에 이렇게 써보기로 했어요.
저도 딱히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쓰면서 정리를 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틀 후 일요일,
9월 29일 서산 코스모스마라톤 대회가 있어요.
1개월 전 신청할 때만 해도 1분 조깅이 힘든 상황이었고 걷기만 가능해서 걷기만 하려고, 참석 인원 채우려고 신청했어요.
나날이 좋아져서 희망이 현실이 되어버렸어요.
오늘 8km는 일요일 10km가 가능한지 테스트해 보는 훈련이었어요.
보통 10km는 7~8km까지 훈련하면 대회 날에는 뛴다고 보는데 저는 발목이 아직은 완치된 게 아니라 재활 중이라 불안하거든요.
아직도 유연하지 않고 뻣뻣하고 쪼그려 앉지도 못합니다.
대회 10km가 가능한지 보려고 오늘 도전했는데 역시 만만치 않았어요.
3km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발목이 아픈 것도 아니고
날씨가 더운 것도 아닌데 그냥 힘들다는 이유로 포기하기엔 지금이 너무도 뛰기 좋은 시절이라는 거죠.
날씨 좋죠,
한여름도, 한겨울도 아니죠,
비도, 눈도 안 오죠,
장거리도 아니죠,
나무 그늘이죠,
8km 적당하죠,
발목 통증 없죠,
아침이라 시간 괜찮죠,
안 뛸 이유가 없었어요. 이런 날 안 뛰면 언제 뛰리오.
3km, 5km, 마지막 7km가 포기하고 싶은 맘이 아주 컸었는데 풀코스 뛰면서 이겨낸 경험이 있어서
이 순간을 넘기면 된다는 생각에 잘 버텼어요.
누군가는 쉽게 이겨낸 줄 알지만 제 발목 상태와, 심적 부담은 아주 큽니다.
매번 자신과의 싸움 같아요.
할 수 있을까? 해보자~ 해냈다!
반복성공이 나를 재활 가능하게 한 것 같아요.
첫 재활 1분에 80m 조깅하던 날 얼마나 기쁘던지요.
걷기와 뛰기는 차원이 다르니까요. 8월 28일 1개월 전이네요.
1분 조깅이 10km 조깅으로 1개월 만에 되었어요.
재활 조깅 10km(1시간 3분) 가능했던 이유를 저도 찾아볼게요.
1. 병원에서, 침대 생활 3개월 동안 깁스 장화 신고 근력 운동한 것(다리 올리기, 아령, 복근 운동 등)
2. 걷기 하루 1시간 1개월 꾸준히 한 것.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뛰기보다 중요한 게 잘 걷기니까요.
3. 1분 조깅부터 단계적으로 늘리기 2분, 3분, 4분, ... 10분, 30분, / 5km, 6km, 7km, 8km
4. 삶의 미션이 운동, 독서, 글쓰기로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기인데 운동을 평생 할 수밖에 없는 삶의 가치를 갖고 있어요.
5. 마라톤은 5,10, 하프, 풀코스도 중요하지만 재활하고 다시 일어서서 뛰는 마인드도 더 중요하리라고 생각했어요. 마라톤은 지지치 않고 뛸 수 있는 힘이 아니라 멈춰서도 다시 뛸 수 있는 힘이 마라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6. 이미 발목 골절로 완치된 분이 풀코스, 철인 3종, 축구를 하는 분들이 많답니다. 이런 분들이 있으니 저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에요.
7. 발등 골절 6개월 후 재기한 21살 발레리나 안수연 님. 6개월 쉬는 동안 6kg 감량하고 발등 빼고 온몸 단련한 후 멋지게 복귀한 기사에 자극받았어요.
8. 먼 훗날 80세에 발목 골절로 해보지도 않고 러닝 포기하면 후회할까 봐 일단 재활 러닝 시도해 봤어요.
9. 광명 마라톤 클럽 임원으로서 2024년을 잘 마무리하고 싶었어요. 걷기라도 하면서 모범을 보이려고
했는데 러닝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10. 독서와 글쓰기로 항상 긍정적 사고, 긍정적인 말로 무장했어요. 책 속에는 부정적인 이야기가 거의 없거든요.
자꾸 되뇌며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다,
나는 나를 믿는다를 수도 없이 말하고 글로 썼어요.
저도 글을 써보니 정리가 되네요. 질문 주신 정00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