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조깅을 나갈 때 주변은 캄캄했어요. 달도 있고 가로등도 있었는데 노오란 은행나무 덕분에 아주 환해지더군요. 얼른 핸드폰에 시 소재만 메모해두고 다녀와서 시를 썼습니다.
'노오란 조명등'이란 시를 이런 배경하에 지었습니다.
내 안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시집 필사 출간 모임 10기가 3개월 과정을 마쳤습니다.
필사만 하신 분들도 있고 필사 1편, 창작 시 한 편을 매일 쓰신 분도 있습니다.
3개월이란 긴 과정이지만 매일매일 쓰면서 새로운 시를 경험하고 나만의 창작 시를 짓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의미 있는 창작의 시간이죠.
유영숙 님의 자작 시입니다. 아버지가 목수였다고 하셨어요.
목수의 사포질과 인생의 사포질 비유가 아주 멋진 시입니다.
특히 '세월의 사포질은 나를 깎아 내리기까지 한다' 이 부분은 중의적인 표현으로 나무도 깎아내고, 나도 깎아낸다는 두 가지 의미를 유추해낼 수 있어서 흥미로운 시입니다.
저의 시는 '강물도 물든다네'입니다. 역시 조깅하면서 주변 풍경을 바라보니 단풍으로 물든 나무들, 노랗게 물든 나무들이 즐비한데 강물에 비친 나무들도 물들어 있었어요.
어, 강물도 물드네라고 생각한 후 귀가해서 쓴 시입니다.
나무들은 가을에 자기만의 색깔로 물이 드는데 강물도 그러지 않을까, 나름대로 희로애락의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쓰게 되었어요.
이원 시인의 시 ' 목소리들'은 제가 노트에 필사한 시인데 소개하고 싶었어요.
10기까지 운영하며 600편 이상의 시를 필사했기 때문에 아주 다양한 시를 만났는데요.
이원 시인의 시도 아주 개성이 강했어요. 새롭게 정의하고 호명하는 한 글자 낱말들이 인상적이었어요. 자기만의 정의로 만든 시였어요.
벽, 거기까지 밀어본 것들
뼈, 거기에서도 혼자 남은 것
몸, 그림자가 실토한 몰골
자기만의 정의한 낱말들에 공감이 가고 색다른 표현이어서 나누고 싶었어요.
좋은 시인이 되려면 좋은 시집을 구해 죽을 만큼 많이 읽어라
- 장석주 '은유의 힘 '14p
장석주 시인의 말처럼 좋은 시집을 구해 죽을 만큼 많이 읽으라고 하는데 많이 읽으려고 합니다.
유영숙 님의 '징검다리 건너듯'도 제가 좋아하는데요. 유영숙 님은 집 근처에 강이 있어서 자주 강 주변을 거닐고 시 소재를 많이 쓰시는 분이세요. 같이 필사하고, 시에 대한 나눔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한 분이십니다.
징검다리 하나 건널 때마다 장면들이 바뀝니다. 철새도 보이고, 겨울잠 자는 동물도 보이고, 이 가을에 머무르고 싶은 마음도 보고요. 징검다리가 인생의 고비고비인 것 같아요.
시간을 헤치며 지나가고 있다는 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줌에서 시를 나누고 3개월 과정을 마무리했어요.
동행하신 진숙님, 현정님,영숙님 감사드립니다.
내 안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11기는 2025년 1월 2일에 다시 시작합니다.
시를 필사하거나, 시를 나누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댓글에 글 남겨주시면 공지글 보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