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작가의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를 읽고 있어요. 부록부터 읽기는 저도 처음이에요. 궁금한 내용부터 읽고 있어요. 소설책이 아닌 이상 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필요는 없어요.
그래도 저는 차근차근 차례대로 읽는 편입니다. 유홍준 작가의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 중 3,4,5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지난 블로그에는 1,2번을 소개했어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 기승전결을 갖추고 유도동기를 활용하라
항상 글을 잘 쓰는 방법에서 기승전결이 있는 글쓰기를 하라는 책을 많이 봤는데요. 실제로 쓰기에는 쉽지 않아요. 유홍준 작가님은 어떻게 소개했는지 살펴보도록 할게요.
'기승전결'이 있어야 글의 짜임새가 있다고 합니다. 들어가는 말과 풀어내는 글인 '기'와 '승'이 있어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겠죠. 쓰자마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면 당황스러워요. 어떤 내용인지 조금은 짐작하면서 시작할 수 있는 부분이 '기'와 '승'입니다.
'전'에서는 글에 활력을 주고 반전이 있어야 한다고 해요. 轉(전)이라는 한자는 돌다라는 뜻의 한자이고 주장이 전환되거나 반전이 있는 부분이죠. 심청전에서 심청이가 인당수에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몸을 바쳤으나 용왕님의 도움으로 살아납니다. 이 부분이 '전'에 해당되겠죠.
'결'은 결론을 맺는 방법으로 요약, 다시 한번 강조, 잔잔하게 마무리하는 방법 3가지를 소개했어요. 저도 요약하는 방법을 자주 쓰는 편이에요. 잔잔하게 마무리하는 방법의 예시를 들었는데요, "나이가 드니 이제 꽃이 보이기 시작하네요"같이 잔잔하게 마무하는 글입니다.
'유도동기'라는 말도 이 책에서 처음 배우는 용어에요.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이야기를 따라가게 하는 방법이라고 해요.
사람을 소개하면서 이름을 넣지 않고 마지막에 알리기도 하고, 질문, 수수께끼 등으로 긴장감을 갖게 하는 방법으로 글을 끝까지 이야기하는 방법이에요.
얼마 전에 읽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경하가 제주도 친구 집에 홀로 남겨진 새를 구하기 위해 눈 오는 날 서울에서 제주로 비행기를 타고, 버스를 타고, 눈길을 헤치고 가는 장면이 있었어요.
과연 새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는데 이런 게 유도동기가 아닐까 합니다.
4. 에피소드로 생동감을 불어넣어라
적절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글의 생동감이 생기게 되네요.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주제와 딱 맞는 에피소드라면 스토리를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주제가 드러나게 됩니다.
사람들은 스토리를 잘 기억하고 스토리를 좋아하니까요. 영화도, 연극도, 드라마로, 소설도 모두 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장르가 되겠죠. '무기가 되는 스토리'책도 있어요. 그만큼 스토리, 에피소드의 힘이 강하다는 뜻입니다.
'풀코스 마라톤 나는 이렇게 52세에 완주했다' 전자책에서 신발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일반 워킹화를 신고 첫 하프를 뛰고 나서 엄지발톱이 빠졌거든요.
워킹화가 아니라 러닝화를 사서 신어야 하는 이유를 말할 때 이 사례를 말해주면 모두 러닝화를 신어야겠구나 생각한답니다. 저에게는 아픈 에피소드지만 초보자 러너들에게는 현실감 있고 생동감 있는 체험 에피소드가 됩니다.
5. 이미지를 차용하라
표현하고 싶은 감정을 이미지로 그리면서 나타내는 것인데요. 아주 좋은 예가 책에 있어요. 다산초당 다녀갈 때 어느 해 소나무들이 솔잎혹파리 피해로 모두 죽었대요. 저도 가본 적이 있는데 여름에 다산초당에 올라가는 길이 참 아름답습니다. 마치 숲길을 가는 것 같았거든요. 그 아쉬운 감정을 이렇게 멋들어지게 표현했어요.
"솔밭과 산새가 사라진 만덕산의 봄, 그것은 마치 외할머니 돌아가신 외갓집을 찾는 듯한 허전함으로 다가왔다."
아주 절묘한 비유입니다. '허전했다' 한 마디보다 이런 문장으로 이미지를 그리게 하면서 허전함을 배가시킨 표현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글쓰기 조언 3,4,5번을 소개했어요.
3. 기승전결을 갖추고 유동동기 활용,
4. 에피소드로 생동감을,
5. 이미지를 차용하기였어요.
글을 쓸 때 이 부분을 좀 더 유의 깊게 살펴보고 쓴다면 좋은 글쓰기가 되겠습니다. 나머지 10가지도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