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드로잉의 세계에 입문한 지 2개월이 되었어요. 주 1회 수강이었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것만 같아요.
11월 서툰 드로잉 그림들입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처음 그리는 사람들은 선 하나도 삐뚤빼뚤 그려서 몇 번이나 다시 그려야 했어요.
마치 글쓰기처럼요. 마치 한 글자 쓰고 지우고 한 글자 쓰고 지우는 과정과 아주 닮았더군요.
12월 디지털 드로잉입니다. 그림이 서툴기 때문에 따라 그리면서 배우는 수준이지만 다양한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고 있어요.
저는 딸기 바구니 그리는 게 어려웠어요. 입체적으로 그리는 게 힘들더군요. 수강하면서 그리고 복습하면서 다시 그렸어요.
디지털 드로잉만의 장점이 있어요. 손그림의 정감 있는 표현도 가능하고 기술적인 부분도 적용이 가능해 저처럼 그림을 잘 못 그리는 사람에게는 아주 유용한 도구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에 대한 이해가 많이 필요하긴 해요. 그림자, 명암, 원근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더 표현하기가 수월했을 것 같아요. 배워가는 과정이니까요.
현재는 어떤 사물만 봐도 그림자를 유심히 보게 되더군요. 입체적으로 보려고 하는 시선도 생겼어요. 처음 당구 배울 때 천장에 당구공이 떠다닌다고 하는 말과 비슷해요 ㅎㅎ
디지털만의 장점이 복사 기능인 것 같아요. 같은 사진을 다 그리지 않아도 복사하거나 변형해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요.
사진과 그림을 혼용해서 표현할 수도 있고요. 기술적인 트릭으로 네 잎클로버 뒤에 글자를 숨길 수도 있죠.
움직이는 gif 파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도 있어서 흥미로웠죠.
시집 필사 출간 모임을 운영하고 있기에 시집 편집할 때 그림을 넣기도 하고 sns에도 자주 활용하려고 배우고 있어요. 향후 그림책을 만들 때도 아주 유용하게 작용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11~12월 드로잉 그림이었어요.
다음은 MDD(My Daily Drawing) 반에 들어가서 고수님들과 매일 그림을 그리며 나눴어요. 초보인 저와 고수님들의 그림은 아주 다르더군요.
보기만 해도 공부가 되는 그런 느낌이었죠.
매일 그림 주제가 주어지기 때문에 초보인 저는 당황스러웠지만 호기심과 배운다는 자세로 임했고 서툴러도 제출하기만 하자는 마음으로 끝까지 마무리했어요.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다른 분들 그림을 따라 그리기도 했어요. 조금 응용하거나 gif 파일로도 시도해 봤죠.
자유 그림 그리기 날도 있어서 참복소가 유난히 눈에 띄어 그리기도 했어요.
왼손 드로잉 날도 있었는데요. 아주 어려웠어요. 고수님들은 별반 다르지 않더군요. 왼손이나 오른손이나 다 잘 그리세요. 저는 거의 다 인터넷에 있는 그림을 모방하는 수준에서 조금 변형만 해서 따라 그렸어요.
특히 인상적인 그림은 조각그림 그리는 날이에요. 모지스 할머니 그림이었는데 고수님들과 나눠서 그림을 그렸어요. 저는 9번으로 쉬운 그림을 선택했는데도 눈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서 몇 시간을 그리고 지우고 반복했어요.
다행히 합쳐 놓으니 그다지 티는 나지 않아서 제 눈에는 다행입니다.
협동 조각 그림 day
조각 그림을 그리고 합체하니 너무 멋진 그림이 탄생한 거죠.
함께의 힘을 느끼기도 했고 조금씩 다르지만 통일감도 있어서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디지털 드로잉의 세계는 글쓰기와 비슷해요. 그림을 그리기 전 그림을 잘 관찰해야 해요.
어디에 포인트를 그려야 할지, 구도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색감을 어떻게 표현할지를. 아직도 그러고 나서 지우고, 다시 그러고 나서 지우고를 반복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글쓰기도 그렇잖아요. 쓰다가 지우고, 그러다가 다 지우고 다시 쓰고.
다른 시나 글은 어떻게 썼는지 관찰하고 연습하고 훈련하고 서툴지만, 맘에 들지 않지만 마무리를 하고 내보내야 하죠.
훈련의 시간이, 연습의 시간이, 무작정 그리거나 쓰는 시간이, 정성스러운 작업이 그림과 글쓰기의 공통점임을 발견했죠.
일단 도전할 것,
그리고 연습할 것,
꾸준히 할 것,
정성을 다할 것,
시선을 다르게 표현할 것,
남과 비교하지 말 것.
삶과도 어찌나 닮았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