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라는 코로나 양성, 다시 걷기부터(걷기 1시간)

풀 마라톤에 도전하다

산이 허락한 자만이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할 수 있다.

계속 도전하는 자만이 풀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다.


한참 마라톤 클럽에 가입하여 10km를 4회 이상 달렸고 필 받아서 열심히 주 3회 연습하고 있었다. 어쩌나, 슬슬 몸살 기운이 왔다. 코로나 양성 판정을 보건소에서 받았고 일주일간 심하게 몸살과 근육통에 시달렸다. 가볍게 지나는 사람도 있다지만 나는 평소 감기몸살보다 3배는 심하게 앓았다. 머리가 아팠고 온몸이 쑤셔서 남편이 옆에서 마스크를 쓰고 계속 팔다리를 주물러야 했고 약도 잘 듣지 않아서 진통제도 몇 번이나 먹었다.


평상시 감기 같으면 병원 가서 주사 한 대 맞으면 일어나곤 했는데 양성으로 병원에 갈 수 없어서 약으로만 버티었는데 잘 듣지 않아서 일주일 내내 누워 지냈다. 근육통이 사라지자 인후통이 몰려와서 침 삼키기가 곤욕이었다. 산 넘어 산이구나. 그것도 시간이 지나니 나아졌고 죽만 겨우 먹다가 소고기가 먹고 싶다는 말에 남편은 식욕이 생긴 걸 보니 나아진 신호라며 좋아했다. 옆에서 간호를 안 하게 되어 기쁜 건지, 내가 나야 져서 기쁜 건지 모르겠다. 다행히 가족 모두 양성 판정 후 보건소에서 검사 결과와 일주일 후 다시 검사했을 때 2회 모두 음성이 나왔다.


열흘이 지나고 격리 해제가 되니 바깥공기를 맡고 싶었다.

감옥 아닌 감옥살이를 집에서 격리하고 산책을 하니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기침은 계속해서 완전히 낫지는 않았지만 산책만으로도 살 것 같다. 아직도 가지만 앙상한 나무라도 좋고, 누런 잔디라도 좋다. 시끄러운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도 정겹다. 강아지들과 사람들이 산책하는 모습도 웃음 짓게 만든다. 이런 산책길을 걷고 달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이었어. 건강할 때는 모르더니 아파보니 걸을 수 있다는 것과 달릴 수 있는 자체가 건강이고 행복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달리고 싶었지만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천천히 몸을 회복한 후 달려야겠다. 다시 아프기는 너무도 싫으니까.


마음과 달리 몸이 그렇게 막 움직이고 싶지는 않고 자꾸 눕게 되고 가라앉는다. 좋아하던 책도 읽기 싫고 강의도 싫고, 누군가와 대화하기도 싫었다. 완전 의욕상실이다. 이럴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남편은 쉴 때 쉬라며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몸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몸부터 먼저 회복해야 한다. 일상 복귀를 하고 다시 걷기를 시작해야겠다.


아침 독서모임 진행은 3월 2일이 시작이라서 어쩔 수 없이 진행했고 오전 일과는 걷기부터 시작한다. 가장 중요한 이번 주 핵심 목표는 컨디션 회복이고 일상 회복이다. 다시 걷기부터 시작하는 풀 마라톤 도전이다.


두 번째 걷기는 참 따뜻했다.

이제 봄도 머지않았나 보다.


세 번째 걷기도 등이 따습다.

햇빛을 맞는 축복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행복이다.

다시 걸을 수 있어서 몸과 마음이 따뜻하다.


겨울에는 몸을 움츠렸다면 봄이야말로 몸을 움직일 때다.

사람도 동물이니 사계절에 이치에 맞게 적응할 테지.

따뜻하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볍다.

봄, 여름에 본격적인 달리기 연습을 해야겠다.


풀 마라톤은 아무나 하나?

체력은 아무나 되나?


몸살이 걸리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고, 집안 행사로 미뤄지기도 하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인내심을 갖고 꾸준하게 연습하는 자만이 풀 마라톤이라는 도전에 성공을 할 게다. 풀 마라톤 도전 완주보다 그 완주를 위한 연습과정에서 나는 또 다른 성장을 하고 있겠지.


풀 마라톤은 체력이 아니라 심력을 기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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