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날개를 달다(8km 달리기)

풀 마라톤 도전하다

2022년 목표 중 하나가 풀 마라톤 도전입니다.


코로나 양성으로 인해 2주간 쉬고 나서 지난주 걷기 1시간씩 3회를 하고 이번 주부터 다시 달리기를 하고 있어요. 지난 월요일, 화요일 5km로 달렸고 오늘은 8km로 달렸습니다.


대통령 투표를 마치고 시집 한 권, 영어 필사 1권, 마라톤 복장을 하고 안양천으로 갔습니다. 10시에 광명 마라톤클럽 회원들과 정기모임 훈련이 있기에 미리 가서 산책도 하고 필사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려고 미리 갔죠.


낮에는 따사로운 햇살을 그냥 지나치기가 너무나 아쉬운 날들입니다.


안양천에서 시집 읽고 창작시 짓기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김용택 엮음, 위즈덤 하우스) 시집 중 김경주 시인의 '누군가 창문을 조용히 두드리다 간 밤'을 흔들 벤치에 앉아 읽다 보니 고향집 마당이 생각나서 시를 지어보았습니다.



덜컹덜컹



김민들레



바람 잦은 제주도의 밤은

창문 흔들리는 소리

대나무 사각거리는 소리

감귤꽃 향기 나는 밤소리에

쉬이 잠들지 못했다.


흔들림이 없는 샷시

나무의 사각거림 없는 정적

향기 한 개 없는 무향의 공간

천리향 하나 까먹고

고향 앞마당 만날 꿈길 나선다



봄에 감귤꽃 향기는 밤에 버스에서 내리면 은은하게 소리 없이 다가오는데 아직도 향내가 나는 듯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하루 10분 영어 필사 긍정의 한줄(오석태 지음), 로그인 출판사


엠잉글리시 선생님과 매일 영어 필사를 조금씩 하고 있는데요. 오늘의 문장은 사색하기에, 반성하기에 충분한 문장입니다.


Do you listen to understand or to reply?

(당신은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듣나요? 대답하기 위해 듣나요?)


저는 대답/대응하기 위해 들었던 것 같아요. 읽자마다 뒤통수 맞은 거 마냥 띵~하고 울림이 있었습니다.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듣지 않은 저의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이래서 사람은 계속 배우고 아는 내용도 다시 점검해야 하나봐요.


여유롭게 시를 쓰고, 영어 필사로 사색하다가 클럽으로 향했습니다.


광명 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달리기 연습


클럽 캠프에 도착해서 가방을 두고 준비운동을 한 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아직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아 5km만 달릴 생각이었는데 홍 oo이 님과 이야기하다 보니 4km를 지나와버렸네요.



홍 00님은 마라톤 풀코스 16주 프로그램 책을 보고 그대로 따라 했더니 풀코스 완주를 하셨다고 합니다. 와~ 대박~


(마라톤 풀코스 16주 완주 프로그램저자데이빗 A. 휫셋, 포레스트 돌제너, 탄잘라 마본 콜출판청년정신발매2006.04.10.)


책만 읽고 요리하고, 책만 읽고 풀코스 완주하는 사람들이 저는 대단해 보입니다.

풀코스 완주 목표를 달성해 보니 완주 후 운동을 안 하게 되어서 마라톤 클럽에 가입해서 꾸준히 달리고 있답니다.


저도 풀코스 완주가 목표인데 그 이후의 목표도 세워둬야 완주 후 공허감, 허탈함이 덜 할 것 같네요. 풀코스 완주가 최종 목표는 아니니까요. 세계 4대 마라톤 대회 풀코스 완주도 하고 싶던데 목표 급변경합니다~^^


같이 달리는 6명 모두 풀코스 완주 선수들이라니 하프 1회 겨우 달렸고 5km, 10km를 주로 뛰는 햇병아리 저에게는 커다란 산 같은 선배님들이고 같이 달린다는 자체가 영광스럽더군요.


송 00 훈련 부장님은 제 신발을 보더니 신발이 불편하면 다칠 수 있다고 좋은 신발을 신어야 안 다친다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편한 러닝화를 5년째 신고 있는데 전문 러닝화를 사야지 하고 있었는데 마침 알려주셔서 오후에는 사러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달렸어요.


대화하면서 달리다 보니 3km를 넘어서 4km 지났네요. 더 이상 가면 무리가 될 것 같아 저는 돌아가겠다고 말했고 다른 분들은 14~16km 달릴 예정입니다.

혼자 반환점을 돌고 4km 세팅을 하고 달립니다.


아이고 힘들어라~


힘들어도 멈추지 말고 걷지나 말자.

걷게 되면 다시 뛰기가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거든요.

한발 한발 내딛다 보면 항상 도착지점은 오더라.

힘들 때마다 하나 둘, 하나 둘 세거나, 하나에서 열까지 세어봅니다.


점점 다리가 무거워지고 속도도 느려지는 것을 느끼지만 멈추지 않을 것을 알고 있습니다. 보나마다 8km 완주하리라는 저 자신을 믿고 있습니다.



반환점에서 4km 달리기


반환점에서 4km는 참 멀지만 또 완주를 해버렸군요.

그 순간은 힘들지만 목표 완주 후에 느끼는 뿌듯함,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분이라서 이 때문에 달리나 봅니다.


남편 퇴근 시간에 맞춰 같이 전문 러닝화를 샀습니다. 오랜만에 쇼핑을 하게 되는데 평상시 없던 물욕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마라톤에 관련된 용품들이 다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거죠.


전문 러닝화 구입, 발에 날개를 달다


가장 좋은 전문 러닝화를 신어보니 다른 신발은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결국 가장 비싸고 맘에 드는 운동화를 사고야 말았습니다.

신고 잠깐 달려보니 제 능력보다 20%는 올라갈 것 같더군요. 쿠션감이 좋고 가벼웠죠. 발과 신발이 하나 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 이 신발로 풀코스 마라톤 완주하자, 결정했어~

이제 발에 날개를 달았으니 꾸준하게 연습하고 도전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나의 날개여, 풀코스 마라톤 같이 완주해 보자.


완주할 수밖에 없어, 완주할 때까지 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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