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림 관련 전시회를 하다니요? MDD 디지털 드로잉 전시회입니다. 25년 12월부터 배워서 6개월이 되었네요. 아이패드 프로크리에이티브 앱 사용도 전혀 모르던 제가 동온 님에게 기능을 배우고 그림까지 그리게 되었어요. 작년 12월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제게 일어났어요. 전시회 그림 1장을 전시하는 기회가 생겼답니다.
저는 아직도 그림 초보이고 그림에 대한 기본 지식도 부족합니다. 명암도, 구도도 전혀 감을 잡지 못해서 엄청 헤매고 있죠. 그래도 배우는 과정이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성취감과 기쁨이 있어요.
다른 고수님들의 작품은 아주 대단합니다. 역시 실력과 재능, 노력이 있는 작품에 놀라곤 했어요. 저는 '다시 걷다'라는 주제로 꽃다발을 그렸어요. 발목 골절 핀 제거 수술을 앞두고 입원했을 때 수술 시간만을 기다리는 게 너무도 두렵기도 하고 기분이 참 허공에 뜬 것처럼 착잡했어요.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필사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반복적인 드로잉을 해야겠다 싶어서 퇴원 생각하면서 꽃다발을 그렸어요. 2월 딸 졸업식에 꽃다발을 그리다가 실패했고 다시 그려서 성공한 적이 있어서
그걸 생각하며 그렸어요. 꽃은 무슨 꽃인지 모를 제 상상의 꽃이에요. 핑크핑크한 색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그냥 막 그려댔어요.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그렸죠.
전시회를 한다고 했을 때 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너무 초보적인 그림이라 누가 될까 봐 망설이다가 신청했어요. 그리곤 다시 꽃 그림을 사이즈와 인쇄용 CMYK에 맞게 그렸는데 지난번과 맞는 색이 나오지 않아서 5~6회 다시 그렸어요. 리더인 동온 님의 조언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겨우 해냈어요.
같은 그림을 5~6회 그리면서 아이패드 프로크리에이트 기능도 손에 익고 표현하는 방법도 많이 익히게 되었어요. 역시 연습과 반복은 질적인 차이를 이끌어냅니다. 디지털의 장점은 다시 그려도 지난번 그린 그림을 수정하거나 보완하면서 가능한데 종이에 그린 그림 전시회는 한 번 실수로 다시 그릴 때가 많겠죠.
꽃을 그릴 때 꼼짝없이 4~5시간 그릴 때도 많았어요. 마지막 1주일은 아이패드만 쳐다봤어요~^^
이걸 그리면 저게 마음에 안 들고 포장지를 그리면 꽃이 이상하고 끝이 없었죠. 마지막에 포기할까도
생각했는데 적당히 타협하는 것도 배웠어요. 완벽보다는 완성으로, 포기보다 배움을 선택했어요. 다음에 전시한다면 미리 준비해서 몇 달 전부터 그려서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같이 전시회 하시는 분들 그림만 봐도 수준이 어마어마합니다. 같이 끼여서 동참하는 영광이 제게도 있네요. 다른 분들 그림 보면서 지적 자극, 동기부여가 막막되거든요. 몇 년씩, 또는 더 오래 그림을 그려온 분들과 질적인 차이는 당연합니다. 그림작가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책으로 치자면 훌륭한 작가들의 작품을
보는 느낌과 같은 거죠.
방명록에는 '그림 한 장이 삶의 일부가 되다'라고 썼어요. 삶의 한 장면을 글로 쓰듯, 삶의 한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도 삶의 일부가 되니까요. 아무 의미 없이 쓰는 글이 없듯이 아무 의미 없이 그리는 그림도 없답니다.
각자에게 모두 의미 있는 삶의 일부인 그림들을 보며 그림작가들을 보게 됩니다. 미국, 일본, 캐나다, 중국에 계셔서 오지 못하는 그림작가님들의 마음도 헤아려봅니다. 멀리서 고국에 몸은 없지만 그림을 전시하시는 것만으로도 아주 멋진 일입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나들이하시다가 광명 연서 도서관 갤러리에 들리셔서 힐링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나도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저처럼요. 다음 전시회에는 좀 더 업그레이드된 그림을 전시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가장 애써주시고 준비하느라 그림작가님들과 소통하시고 통합하여 조율하신
동온 리더님~행복한 긴장을 제일 많이 하신 리더인 따뜻한 동온 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드로잉 시작은 미미하나 중간, 끝은 창대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