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짓눌렀던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소설을 북클럽에서 읽고 있어요. 이 책도 쉽지는 않지만 차근차근 읽어가고 있어요.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책 제목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인데 드디어 제목과 같은 문장을 만났어요. 읽을 때마다 도대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뭘까 계속 생각하며 읽었거든요. 사랑에 대한 사비나의 생각, 프란츠라는 남자와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나온 문장이에요.
프란츠의 여성을 대하는 가벼움, 아내와 아들을 두고 자신을 대하는 마음, 딱히 프란츠와 헤어질 이유를 찾지 못하는 사비나의 마음의 표현이죠. 이런 상황에서도 사비나는 자신을 좋아하는 프란츠이기도 하지만
가족을 버리고 거짓말을 하며 자신을 만나는 남자에게서 사비나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여러 복합적인 문장이겠지만 저는 자신의 존재를, 여성의 존재를, 삶의 존재를 가볍게 여기는 것에 대한 거부 반응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참을 수가 없는 거죠. 좀 더 진중하게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독서 리뷰는 159~198p 읽은 내용인데요. 하루 40p씩 읽으니 총 7부 중 5일 동안 1~3부를 읽게 되네요.
"그녀는 자기 그림들에 대해 생각했다.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그림이었다.
공사 중인 높다란 용광로와 그 배경의 석유등 하나. 낡은 유리 갓을 쓴 또 다른 전등이 황량한 늪지대 위로
가느다란 빛을 내뿜고 있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민음사 162p
네 명의 주인공 중 사비나는 화가로 나옵니다. 자신을 그림을 보고 표현하고 있는 모습이죠. 사비나의 심리를 추측해 봅니다. 자신을 내비치지 않는 그림은 없으니까요. 황량함과 쓸쓸함이 공존하는 그림으로 보여요. 그나마 따뜻한 희망을 표현하고 싶어서 전등을 그린 것 같아요.
사비나가 소개한 내용을 토대로 ai로 이미지 생성을 해봤어요. 삭막한 느낌이 납니다. 여기에서 나온 네 명의 주인공의 직업으로도 캐릭터를 설명할 수 있어요. 토마시 - 남, 의사,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으로 사랑을 가볍게 생각하고 많은 여자를 만나고 지적으로 보요. 무겁게 관계 맺지 않으려고 해요. 이혼하고 테레자와
사귀나 다른 많은 여성과도 가벼운 만남을 자주 하며 자유롭고 싶어 하며 얽매이기 싫어하죠.
테레자- 여, 웨이트리스, 사진작가,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으로 자신의 출신과 상황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하나 사진작가가 되고, 토마시를 만나면서 주체적으로 변화하는 여성이에요. 운명적인 사랑, 진중한 사랑을
원하는 복잡하고 무거운 인물이죠.
프란츠 - 남, 대학교 교수, 작가, 스위스 출신으로 사비나와 사귀며 체코슬로바키아 상황을 동경으로 표현하며 현실과는 괴리가 있어 보이는 인물. 유부남으로 아내와 아이가 있음에도 사비나를 만나고 아내와도 헤어져요.
사비나 - 여, 화가,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으로 토마시와도 가볍게 사귀다가 프란츠와 만나죠. 프란츠가 많이 좋아하는 걸로 나옵니다. 어린 시절의 억압된 가정환경, 공산당 당시 자유롭지 못한 그림, 작업장에서 억지로 듣는 음악을 역겨워합니다.
네 명의 사랑이 한국 정서와는 아주 달라요. 사랑이나 이성을 대하는 남녀들의 태도가 한국에서는 막장 드라마 수준의 스토리죠. 이 소설로 체코슬로바키아의 그 당시 상황, 각 인물들을 상상해 보면서 시대적, 공간적, 인물의 상황, 문화를 이해해 보려고 해요.
"당신 나라에서 금서가 된 단 한 권의 책이 우리네 대학들이 토해 낸 단어 수억 개보다 훨씬 의미 있어.
프란츠가 모든 혁명을 동경하는 이유를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민음사
프란츠의 이야기인데요. 프란츠가 사비나를 좋아하는 이유가 동경, 동정심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환경이 다른 곳에서 실제적인 전쟁 상황에 놓인 체코슬로바키아 여인이라는 점이 새로웠겠죠. 프란츠는 스위스에서 태어나 정치 중립국으로서 안전한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체코슬로바키아에서의 금서가 스위스 대학의 어떤 책보다도 의미가 있다는 건 죽어있는 도서가 아니라 살아나서 움직이는 책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해 본 내용이에요. 네 주인공의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요?
Q 프란츠와 토마시가 여성을 대하는 태도와 사비나와 테레자가 남성을 대하는 태도는 어떻게 다른가?
-김민들레
- 토마시 : 여성과 아주 가볍게 만나고 헤어지면 진중한 관계에 선을 그으면서 만나는 토마시. 테레자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끝까지 함께 하는 것을 보면서 테레자는 달리 보인 것 같다.
- 프란츠 : 이상주의적이며 사비나를 동경하는 듯한 사랑의 종류다. 현실에서 사비나가 처한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기보다는 낭만적으로 보이는 모습이 있다. 역시 여성이나 아내를 대하는 태도가 진중하지 않다
- 테레쟈 : 토마시에게 의존을 하고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어 한다. 남자로 인해 신분 상승을 원하면서도
토마시에게는 진정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 사비나 : 자유로운 화가이며 토마시와 프란츠와도 사귀기도 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원한 것 같다. 자유로워 보이지만 외로워 보인다.
네 명 모두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고 상처받는 사랑을 하는 인물이지만 토마시와 테레자는 나중에 서로 깊이 사랑하는 것 같다. 사랑과 존재에 대해서 하루 종일 깊이 사색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