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 리뷰

나의 묘비에 나는 뭐라고 남기고 싶은가?


20250615_134622.jpg?type=w773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소설


토마시의 묘비 비문 : 그는 지상에서 하느님의 왕국을 원했다.

프란츠의 묘비 비문 : 오랜 방황 끝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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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북클럽에서 읽고 있어요.

이번 리뷰 독서 분량 : 431~458p


주인공들이 죽음을 맞이한 장면들입니다. 토마시는 지상에서 정의로운 왕국을 꿈꾸다 간 인물로, 프란츠는 오랜 방황 끝의 귀환이라는 비문을 썼군요. 작가는 이렇게 말했어도 저는 동의하기가 어렵군요. ㅎㅎ 토마시는 곁에 있는 가족이나 연인을 사랑하지 않고 정의만 꿈꾸다 간 존재인데 그의 아들은 그렇게 표현을 해 준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프란츠의 경우도 방황 끝의 귀환이라고 했는데 지상에서 방황하다가 하늘로 갔다는 뜻이라면 이해할 만합니다. 방황의 끝은 아닐 듯해요. 지상에서 항상 방황하고 타인을 이롭게 했나 성찰해 봐야 할 것 같거든요.



토마시와 프란츠는 아내를 존재로서 인정하지 않았고 새롭게 만난 연인들에게도 그다지 깊은 사랑을 했다고 하지 않거든요. 아무리 시대적 배경이 전쟁통이었다고는 하나, 아니 전쟁터였으면 더 진지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합니다.



이어서 테레자와 사비나의 비문은 없는데요, 제가 지어보고 싶어 졌어요.

테라자 : 진정한 사랑을 찾아 끝까지 헤매다

토마시의 숱한 바람기에도 끝까지 그의 사랑을 원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서구 방식의 사랑이 그런 건지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 못 하고 있을까요?



사비나 : 너와 나의 가벼움에 못 견디다

사비나는 자신의 존재가 가볍게 여기는 것을 못 이기고 자신 또한 사랑이나 존재를 가볍게 여긴 것을 못 견딘 사람이 아닐까 해요.



내가 나의 비문을 짓는다면 어떻게 짓고 싶으세요?

김민들레 : 건너가기와 울타리를 수없이 넘어가다

이렇게 남기고 싶어서 계속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을 하고 싶어요. 여러분은 자신의 비문에 어떻게 남기기를 바라시나요?


부인에게는 남편의 장례식이 결국 그녀의 진정한 결혼식이었다. 자기 삶의 끝매듭, 모든 고통의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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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의 아내 마리클로드는 평생 바람을 피운 프란츠를 죽어서야 진정으로 만난다고 했는데요. 누구 맘대로 프란츠를 죽어서 진정으로 만난다고 했을까요? ㅎㅎ 마지막 죽기 전에 그녀를 원하고 미안함의 눈길을 보내는 것만으로 그동안의 죄가 용서가 될까요?



자기 삶의 끝매듭을 혼자 그렇게 지었을 뿐이니 아내 마리클로드는 평생 외로웠겠죠. 모든 고통의 보상이 며칠 만에, 눈빛 하나로 해결이 될까요? 이 소설에서 나온 인물들은 하나같이 사랑이나 존재를 가볍게 여기는 인물들이어서 이해하기는 참 어려웠어요.


소설이기에, 다른 나라이기에, 다른 문화이기에 간접 경험을 한다는 점에서 오픈 마인드를 갖고 읽어보려고 하지만 그들의 사랑에 대해서는 이해는 안 갑니다.


이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카레닌의 미소였고, 그들은 최대한 오랫동안 그 미소를 지속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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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7부의 제목이 '카레닌의 미소'입니다. 마지막 개의 죽음을 앞두고 주인공들과 함께 보낸 삶을 마무리하고 있어요. 그 개의 미소를 알아듣는 건 주인만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개처럼 우리 인생도 누군가의 규칙이나 제도 안이나 울타리에서 살다가 자유 없이 살다 가는 게 아닐까요?


주인이 공간과 시간에서 자유로울 때 개인 카레닌도 자유로운 시골 초원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맞이한 게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 마지막 30여 페이지만 남겨두고 있어요. 주인공들이 죽고, 개까지 죽은 장면을 읽었어요. 전쟁의 휘용돌이 속에서 작은 인간은 거기에 휩쓸리고 또 거기에서 새로운 인간성을 찾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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