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를 거치며 이런 의문이 들었다. 탄저균이 유출되었을 때의 매뉴얼은 있는지,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 대한 매뉴얼은 있는지, 이런 매뉴얼들이 존재한다고 해도 정말 제대로 된 것인지, 국가가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면 우리가 직접 자신을 지키는 수밖에 없다.
- 김상욱의 과학 공부 133P -
과학기술로 인해 생활의 편리함은 가져왔는데 메르스, 원자력 발전소 사고, 전쟁으로 인해 과연 삶이 더 행복해졌는지 의문을 갖기도 하죠. 전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어서 어디서나 핸드폰, 전자기기, 전기차 등을 유무선으로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로 인해 사건사고도 비일비재합니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 전기차 충전 중 화재 사고, 드론 무기화 등등으로 부상을 당했거나 후유증, 사망을 한 사례도 수없이 많습니다.
과학 기술의 발전이 문제인지,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인간 윤리, 매뉴얼 준비 부족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겠지요. 누군가 지켜주지 못한다면 자신이 직접 지킬 수밖에 없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넋 놓고 지켜보기만 하다가 희생한 경우가 아주 많으니까요. 개인이 직접 경각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개인이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불행 속에는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추상이 우리를 죽이기 시작할 때에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그 추상과 대결해야 한다.
- 알베르 카뮈 '페스트' 중에서 133P -
알베르 카뮈 '페스트'라는 책에서도 현실보다 공포가 사람들을 더 두렵게 만들기도 하죠.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실체 없는 추상적인 바이러스와의 대결에서 패할 수밖에 없어요. 페스트처럼 2020년 코로나 사태도 마찬가지였어요. 독한 감기 정도의 코로나였지만 세계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 나라도 있고 우리나라처럼 철저한 방역과 격리를 한 나라도 있었어요.
이런 비상 상황에서는 정말 냉철해야 된다고 생각하죠. 기본 면역이 있은 사람은 그나마 괜찮은데 몸이 약한 노약자들이 많이 피해를 보거나 사망한 경우가 많아서 안타까웠어요. 면회도 제한되었고요. 코로나가 뭔지, 어떻게 방역할 수 있는지, 본질과 실체가 뭔지 제대로 알려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 의사가 유튜브에 나와서 건강한 식습관, 생활습관 유지하면 괜찮다고 했는데도 공포심이 대단했었죠. 모르면 더 두려운 법이죠.
어떤 사건, 사고나 났을 때 원인과 대책이 무엇인지, 본질은 무엇인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죠. 겉으로 보이는 피상적이고 감각적인 것이 아닌 이면의 모습을 보려고 해요. 무조건 두려워할 것도, 무조건 피할 것도, 방심할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려움이라는 추상이 우리를 덮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그 실체를 보려 하는 노력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듭니다. 과거를 통해, 페스트, 메르스, 코로나를 통해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배워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