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추억을, 삶의 한 장면인 일상은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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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51024_101143470_02.jpg?type=w386 아이패드 디지털 드로잉, 밤중 산책



일상이 항상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 김민들레 -


가을비가 계속 왔을 때 저녁 식사 후 산책을 갔어요. 가을장마라고 불릴 만큼 비가 잦았지만 산책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운치가 바로 비 오는 날이에요. 그래서 저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해요. 비 오는 날만의 기분과 풍경이 기분 좋게, 차분하게 만들어요. 넷이서 야밤 산책을 가다가 딸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두었는데 MDD 그림 모임에서 자유 그림을 그리는 날, 이 장면이 떠올랐죠.


KakaoTalk_20251024_101143470_02.jpg?type=w773 겨울을 부르는 가을장마

그림을 그렇게 잘 그리는 터가 아니라 처음에는 일반 스케치처럼 그림을 그려봐요. 레이어도 중복해서 그리다 보면 꼬이기도 하죠. 이 그림은 1차 실패 후 다시 그려서 완성했어요. 그림을 그릴 때는 어느 선에서 완성을 시킬지 타협도 아주 중요해요. 수정을 하려면 한도 끝도 없어서 석 달 열흘 수정해도 만족스럽지가 않죠. 초보로서 그림을 배우는 과정이니 적당 선에서 멈춰야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해요.


우산도 몇 번을 그렸다가 지웠다가 했는지 몰라요. 딸의 바지는 검은색이었는데 입은 옷과 달리 청바지로 표현하고 싶어서 찾다가 맘에 드는 붓을 찾았고 청바지 느낌이 나서 기뻐했었죠. 머리도, 모자도, 상의도 색깔을 바꿨어요. 전체적인 그림의 조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색감을 배치했지만 우산만은 핑크색 그대로 쓰고 싶었어요. 배경과도 잘 어울리고 남색 하늘과도 대조되어 이쁘게 보였어요.


비가 오는 회색 하늘로 할까 하다가 남색 하늘로 했는데 맘에 들어요. 아직은 색 배치가 익숙하지 않아서 조화롭지 못한데 이 그림은 아주 오랜만에 흡족한 그림입니다. 물웅덩이도 고민했는데 하늘색으로 해도 괜찮네요.


가을비는 겨울을 부르고


나는 여름을 아쉬워하네


그 뜨거웠던 여름을


이 문장도 갑자기 쓰고 싶어서 넣었어요. 그 뜨거웠던 여름이 뭣이 좋다고 아쉬워할까요~^^

매일 아침마다 더운데도 러닝하고 산책하고 가족들끼리 덥다고 시시때때로 이야기했던 그 순간들이 행복한 순간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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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51024_102753057.jpg?type=w386 경주 첨성대, 아이패드로 그린 '아들의 첨성대'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다가 APEC을 소개하면서 경주 첨성대 사진과 경주 미술관, 박물관 사진들이 보였어요.

여름휴가를 가족끼리 갔던 터라 박물관도 미술관도 아주 반가웠죠. 특히 첨성대~안압지를 밤에 산책한 추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사진 찍기를 싫어하는 고등학생 아들이 왠지 이번에는 순순히 사진을 찍어줍니다.


저희가 갔을 때는 첨성대 불빛이 알록달록하지 않고 푸른색, 노란색, 하늘색 등으로 변화만 있었거든요. 온 가족이 첨성대를 바라보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네요.


SE-2c70f495-33e5-42ec-964d-bc1b001adffb.jpg?type=w773 경주 첨성대

그림을 그려보니 딸과 아들을 그렸네요. 매일 산책하는 안양천에서 딸을, 가족 여름휴가 갔던 경주 첨성대에서 아들과 찍은 사진이 떠올라 아들과 저의 뒷모습을 그렸어요. 아들이 알록달록한 세상을 잘 경험하고 배우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훗날 이런 가족들과의 일상들이 추억으로 자리 잡겠죠. 그림이 그 중간 사다리 역할을 해줍니다.


SE-bfa37464-870d-42bc-99a8-796a5fb0b7b9.jpg?type=w773 모리조의 발코니의 여인과 아이

첨성대에서 아들과 첨성대를 바라보곤 했는데 그와 비슷한 장면을 책에서 발견했어요. 바로 모리조의 그림입니다. 모리조(1841~1895)는 프랑스 파리 출신의 여성화가로 부유했지만 여성은 그림 학교에서도 입학을 허락하지 않았던 시절이었어요. 루브르 박물관에서 모사 화가로 일을 했고 유명한 마네의 모델로도 일하게 됩니다.


마네의 동생과 모리조는 결혼하게 되었고 인상파 화가로서 전시회에서 꾸준하게 활동을 했어요. 그녀의 언니도 화가였지만 결혼하고 가정만을 꾸렸지만 모리조는 일상의 모습들을 그리면서 인상파를 알리는 데에 열정적이었다고 해요.


SE-70bb29d5-42c4-4b01-bfa8-a358a6cc1afb.jpg?type=w773 모리조의 요람, 243P

모리조의 그림은 일상의 순간적인 모습을 표현했어요. 언니인 에드마와 조카의 모습인 '발코니의 여인과 아이', 잠자는 조카를 쳐다보는 언니를 그린 '요람'도 일상의 모습을 그린 인상파의 그림답네요. 우리의 일상도 아름답고 가치가 있으며 떠올렸을 때 행복하게 합니다. 저도 인상파인가요~^^ 모리조는 생전에 다른 화가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했지만 일기장에는 다음과 같이 썼답니다.



나는 내가 그들만큼 가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 미술관에 간 할미, 244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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