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 체팔루 라로 카 요새, 이탈리아 4일차

이탈리아 여행 4일차다. 피곤한 일정의 연속이다. 매일 짐을 싸야 하고 음식은 맞지 않고 많이 걸어서 몸은 매일 피곤해져 저녁 식사 후 쓰러져 잔다. 좀 여유로운 사색하는 여행을 원했으나 그 안에서 긍정의 요소를 찾으려 한다. 오늘은 시칠리아 체팔루 성당 위 자연적인 라로 카 바위산 요새다.


900%EF%BC%BF20260220%EF%BC%BF105717.jpg?type=w773 시칠리아 라로카 바위산


그리스, 카르타고, 오스만투르크 등 다양한 민족들의 침입을 막고자 자연적인 요새인 라로카 바위산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던 시칠리아인을 생각하며 270미터 바위산을 올랐다.


900%EF%BC%BF20260220%EF%BC%BF111232.jpg?type=w773 시칠리아 라로카 바위산 위


시칠리아인들은 바위 위에서도 성벽을 쌓고 치열한 전투를 했겠지. 천연 요새다. 난 아름다운 지중해와 주황색 계열의 지붕 풍경에 감탄한다. 저 푸른 하늘과 바다를 보고 삶과 죽음의 전투를 보낸 사람들의 불안한 눈빛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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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의 영화 촬영 장소이기도 한 시칠리아 체팔루. 라로카 바위산이 오늘 방문한 여러 곳 중 와닿는 이유가 뭘까? 어떤 역사적, 종교적, 건축학적 건물보다 바다와 산이 그저 위로를 준다. 많은 역사적 정보 속에서 조용히 자연을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 날씨가 흐려서 파도가 셌는데 일렁이는 성난 파도 덕분에 내일은 잔잔해질 것 같다. 일상이 주는 평온함이 깨져 몸도 마음도 피곤하다.


매일 아침 운동하거나 독서 몇 페이지가 주는 안정감, 러닝이 주는 활력과 에너지, 입맛에 맞는 음식이 주는 행복감이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세 아이들의 투닥거리는 소리들, 매일 하는 빨래, 설거지, 음식 시간들이 떠오른다. 집중해서 오롯이 쓰는 블로그 쓰기도 그립다. 일상의 모든 것을 떠나 여행 왔건만 4일차가 되니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긍정적 요소를 찾자면, 누군가 매일 준비하는 식사를 한다는 것(입에 안 맞아도 감사한 일~^^), 매일 새로운 풍경을 본다는 것, 유적지 방문으로 매일 고대, 중세, 현대의 시간 여행을 한다는 것, 낯선 사람들과 조금씩 알아간다는 것, 남편과 둘이서 대화하며 여행한다는 것이다.


여행 중 작은 위로의 순간들은, 모닝 산책, 카페 아이스크림과 카푸치노 카페, 남편과 역사 대화, 짧은 블로그 쓰기, 이탈리아 사람들과 좁은 도로같이 걷기, 매일 보는 푸른 하늘, 푸른 바다, 상록수와 야자수들, 덜컹거리는 버스에서의 이동 중 단잠, 낯선 모습에 당황하는 나의 모습, 동행자들이 건네는 초콜릿이나 저녁 와인 한 잔, 가이드의 열정적인 역사 설명 등등이다.


다음 여행에서는 더 많은 자유 사색 시간, 숙소는 매일 변경보다 최소 이틀 묵기, 음식은 맛있는 곳으로, 하루 한 군데만 방문하기를 했으면 좋겠다. 자유여행만이 답일 듯하다. 저녁에 독서, 글을 쓰고 싶었는데 식사 후 바로 취침이다. 새벽에 30분씩 잠깐만이라도 쓰고 있다. 이 감정은 귀가해서는 다른 감정일 테니까.

이 또한 귀가하면 모두 그리워할 모습이다. 오늘은 시차도 적응도 되었고 일찍 일어나서 30분은 달려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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