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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형준 Jan 02. 2018

에밀리 디킨슨을 좋아하는 버스 운전사

영화 '패터슨(Paterson)'


영화 : 패터슨 (Paterson)

감독 : 짐 자무쉬

출연 : 아담 드라이버, 골쉬프테 파라하니

개봉 : 2017.12.21(국내)




시를 좋아하는 버스 운전사 패터슨.

그는 거의 말이 없고 잘 웃지도 않는다. 떠들썩한 파티를 가지도 않고 취할 때까지 술을 마시지도 않는다. 일과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키우는 개를 산책시킨 뒤, 매일 가는 펍에서 맥주 한 잔 하고 잠을 청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단조롭고 반복적인 삶을 살아간다.


단 한가지 남들과 다른 점은 일상의 작은 변화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기억해뒀다가 짧은 시로 기록해둔다. 버스 승객들의 잡담, 술집에서 싸우는 커플의 대화, 길가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노인들의 표정,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길만한 일들도 패터슨은 자신의 생각을 녹여 시를 쓴다. 그리고 간직한다. 여느 예술가들처럼 부와 명예를 갈구하지도 않고, 혼자 고민하고 감상하길 반복하며 조용하게 삶을 영위해 간다.


누군가는 그의 삶이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고, 누군가는 따뜻하고 섬세한 마음을 가진 예술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판단은 관객 각자의 몫이다.




올바른 예술감상의 전제조건이란 '인생을 예술에 바치는 것' 즉 예술을 실제로 창작하는 것이다.

- 찰스 디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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