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뜻이 뭘까?

by 그사이

No way. Never. Really. Surely..

잘 알지 못하지만 영어로는 더욱 확실한 의미로 들린다. 설마는...

문득 설마에 대한 우리말 뜻을 명확하게 알고 싶어 이른 아침부터 검색창에 노크를 한다.

키보드를 힘차게 두드려 나오라고 한다.

"설마야, 넌 대체 뭐니?"


* 설마 (부사) *

그럴 리는 없겠지만. 부정적인 추측을 강조할 때 쓴다.
- 표준국어대사전 -

1. ((반어 의문문에 쓰여)) 아무리 그러하다 하더라도.
2. ((앞선 문장이나 대화의 내용과 관련하여)) 그럴 수 없거나 그러지 않기를 믿고 바람을 나타내는 말.
3. 그럴 리가 없지만 혹시.
- 고려대한국어대사전 -
* 예문 *

앞에서 꼬리 치는 개가 후에 발뒤꿈치를 문다는 푼수로, 설마 방석코가 그들을 배신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 문순태. 타오르는 강>>

너무 흉측스러운 소문이라, 한 이웃에 살았으면 속속들이 잘 알고 있었을 터인데, 설마 몰랐다는 말은 못 하겠지? <<박경리. 토지 >>

둘 다 시계도 없어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설마 밖이 벌써 어두워 가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내가 아는 단어 설마를 수치화 하자면 99.999%쯤의 확신이 들어찬 자신감 있는 말이었다.

그동안 단어의 뜻을 그렇게 잘못 알고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설마가 가진 0.001%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자꾸만 현실로 내 앞에 나타난다.

이것은 꿈인가 싶을 정도로 믿기가 어렵고, 이 정도의 확률이라면 설마라는 말을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 나는 왜 그렇게 쉽게 "설마"라고 말했을까? 조심성 없고 오만방자했다.

앞으로 설마를 쓰는 일에 좀 더 신중해져야 하겠다고 다짐한다.


아뿔싸! 내가 속담의 중요한 뜻을 간과하고 있었다. 바보같이.


* 속담 *
설마가 사람 죽인다. [잡는다]

그럴 리야 없을 것이라 마음을 놓거나 요행을 바라는 데에서 탈이 난다는 뜻으로, 요행을 바라지 말고 있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미리 예방해 놓아야 한다는 말.


엄마의 품 안에서 꽃을 피웠던 풍란은 우리 집에 와서 한 번도 꽃을 피운 적 없이 살고 있다.

7년째.

"설마 꽃이 피겠어?"

어쩌면 나의 설마는 완벽한 100%로 기대가 없는 부정이었던지도 모르겠다.

"풍란아, 설마에겐 무섭게 힘 있는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대."

이제 피려면 피고 아니면 말고 가 아닌 꽃 피울 준비를 하려 한다.

좀더 관심을 갖고 잎도 매일 닦아주고, 수태를 사서 분갈이도 하고, 한 번도 준 적 없는 영양제도 주어야겠다.


올해는 엄마의 풍란이 0.001% 의 기적 같은 설마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설마 꽃이 피겠어?”




연재북 <아는 식물> 중 대엽 풍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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