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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쓰기 이렇게 쉬울 줄이야

함께 자서전 쓰기 프로젝트

by 하민영


자서전(自敍傳)이란 작자 자신의 일생을 소재로 스스로 짓거나, 남에게 구술하여 쓰게 한 전기다. 영어로 하면 autobiography라고 하는데 자신, 스스로라는 auto와 전기라는 의미의 biography 합성어다. 즉 자신의 일생을 스스로 기록한 글이다.


김구, 안중근, 벤자민 프랭클린, 니체, 간디, 괴테, 만델라 등의 자서전은 오랜 시간 독자들로부터 사랑받았다. 김대중, 정주영, 이병철, 김우중 등 현대의 정치계와 경제계 인물의 자서전도 있다. 선거철만 돌아오면 정치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서전을 써서 자신을 알리기도 한다. 자서전은 자신이 직접 쓴 것도 있고 구술하여 남에게 쓰게 한 것도 있다고 하는데 어느 것이 대필인지 아닌지를 알기는 쉽지 않다.


어릴 때 보아온 자서전은 유명한 혹은 성공한 사람만 쓰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그 룰이 깨졌다. 누구나 글을 읽고 쓰는 시대에 일반인들 사이에 자서전 쓰기가 유행했다. 자서전은 성공을 거둔 사람만 쓰는 것이 아니라는 사회적 의식과 누구나 자서전을 써서 자신의 삶을 회고하고 평가하며 삶의 방향을 잡는데 중요한 글쓰기로 각광받았다. 여러 문화센터에서 자서전 쓰기 강좌가 열렸고, 자서전 쓰기와 관련된 책들 줄지어 출간되었다. 포털에는 자서전 쓰기에 대한 기사들이 오르내렸다. 많은 사람들이 언젠가는 자서전을 쓰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다.


글모임 '하나만' 회원 중 한 명은 모임에 들어올 때부터 자서전을 쓰고 싶다고 했다. 당시 하나만은 일기 쓰기가 목적이었으므로 자서전 쓰기는 먼 이야기로 생각되었다. 일기와 에세이만 쓴 사람으로서 자서전 쓰기는 넘사벽으로 여겨져 좀처럼 시도하지 못했다. 유행처럼 자서전 쓰기를 하던 시절도 아니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써보자는 말로 미뤘다.


대신 하나만에서는 일기 쓰기, 주제글 쓰기, 블로그 쓰기, 독후감 쓰기, 모임 후기 쓰기 등 다양한 글쓰기 활동을 했다. 처음에는 열 줄 쓰기도 힘들었던 일기가 제법 문장을 갖추고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블로그와 문집으로까지 발전했다. 삼 년 넘게 꾸준히 글을 쓰니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고, 글쓰기 이력이 쌓이고 글력이 붙었다. 삼 년이라는 세월을 글쓰기와 함께 하다 보니 새로운 도전에 대한 겁도 사라졌다. 성실히 하다 보면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뭐가 어떻게 되었든 시작하면 끝을 보게 되어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2025년에는 '자서전 쓰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5년에는 자서전 쓰기를 해보자고 결정한 후 한 일은 자료 찾기다. 몇몇 자서전을 읽고 자서전 쓰기 안내서를 보았다. 최종적으로 결정된 책은 다음과 같다. 주 교재는 조성일 작가의 <나의 인생 이야기 자서전 쓰기>와 김구 선생의 자서전 <백범일지>이며, 부교재는 유시민 작가의 <나의 한국현대사 1959-2020>와 벤저민 프랭클린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이다.


<나의 인생 이야기 자서전 쓰기>는 자서전 쓰기를 진행할 때 주 교재로 참고 도서로 선정했다. 회원들에게는 미리 읽고 자서전 쓰기의 방향성을 생각해 보도록 했다. 온라인 미팅에서 수업을 진행할 때 교재로 사용할 예정이다. 책에서 부족한 점은 다른 글쓰기 책을 참고하여 보충하려고 한다. <백범일지>는 회원들이 읽고 자서전 쓰기의 감을 잡도록 했다. 김구선생의 일대기를 볼 수 있고 작가만의 글투나 글쓰기 방법을 읽을 수 있다. 김구선생의 어록 '네 소원이 무엇이냐?'를 전문으로 읽을 수 있고,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어서 재밌다. 김구 선생의 삶에 대한 태도와 철학, 가치관 등을 보면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감상문을 써 보는 것이 좋다. 회원들에게 독후감을 쓰도록 했다.

부교재인 <나의 한국현대사 1959-2020>는 사회역사적 사건과 개인의 삶이 씨줄과 날줄로 어떻게 엮이는지 볼 수 있는 참고 도서다.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글로 풀어내는 작가의 글력을 배울 수 있다.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은 편년체로 쓰여있지만 스토리가 극적이며 탄탄하고 흥미롭다는 평가가 있다. 자서전 쓰는 방법을 배울 수 있고, 성공하는 법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선대 작가들이 쓴 책들이 자서전 쓰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삼백 년 전에서 칠팔십 년 혹은 몇 년 앞선 사람들의 책은 지금 우리들에게 배움의 좋은 본보기다. 책은 언제나 우리가 배우고 익힐 방법을 알려주는 좋은 교과서다. 모르는 부분을 배울 수 있는 책이 있어서 좋다.


자서전을 써 본 적이 없어서 시작하려니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잘 서지 않는다. 명확하게 방향을 잡고 일목요연하게 계획을 작성할 수도 없다. 리더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과 함께 공부하고 실천하면서 방향성을 찾아가려고 한다. 우리는 조금 서툴지만 함께 하기 때문에 자서전 쓰기를 완성해 낼 것이라 확신한다.


안 해 본 것, 낯선 것, 처음 시도하는 것 등은 떨리고 두렵고 걱정이 되지만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있다. 처음부터 잘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지만 성공도 없다. 백 프로 준비하기 혹은 충분히 준비되기를 기다리다가는 충분히라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없어서 때를 놓친다. 마음이 동하여 도전하겠다는 마음과 해보겠다는 결심만 서면 된다. 구체적인 방법은 십 프로만 준비하면 된다.


도전하겠다는 마음은 가득 채우고 십 프로의 준비로 '자서전 쓰기'의 출사표를 던진다. 십 프로의 준비로 백 프로 완성하면 되는 거다. 우리는 이미 시작하였으니 성공한 거다. 어느 순간 '자서전 쓰기' 이렇게 쉬울 줄이야! 라며 무르팍을 탁 칠 날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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