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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연보 작성하기

함께 자서전 쓰기 프로젝트

by 하민영

자서전을 쓰면서 김구선생이 경계했던 '오래된 사실들이라 잊어버린 것이 많지만 일부러 지어낸 것은 전혀 없으니 믿어주기 바란다'는 것처럼 지어내는 것 없이 사실에 입각하여 자서전을 쓰려고 한다.



<연보란 무엇인가?>


이제 본격적으로 자서전을 쓰려면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하여야 한다. 그 첫출발이 연보를 작성하는 것이다.

연보(年譜)란 사람이 한평생 동안 지낸 일을 연월순(年月順)으로 간략하게 기록한 것으로 흔히 개인의 연대기를 말한다. 자서전, 전기, 평전, 회고록 등 전기물 맨 뒤에 'OOO 연보'를 작성하여 주인공의 행적을 연도와 함께 정리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문학전집 등에도 작가의 일대기를 연보로 작성하여 싣는 경우도 있으니 눈여겨보기 바란다.

연보는 객관적인 사실을 간략하게 작성하여 주인공이나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개략적으로 알 수 있다. 연보 작성은 자신의 일생을 개략적으로 연도별로 작성함으로써 자서전 쓰기에 좋은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무작정 자서전을 쓰려고 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다. 할 말은 많은데 갑자기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 요리를 하려면 채소도 필요하고 고기도 필요하고 양념도 필요하듯 글을 쓰기 위해서는 글쓰기 재료가 필요하다. 글쓰기 재료를 글감이라고 하는데 자서전에서 글감은 연보에서 찾을 수 있다. 백범 김구선생의 연보를 참고하면 다음과 같다.


『백범일지』 연보


1876년(1세) 음력 7월 11일(양 8.29) 안동 김 씨 김자점의 방계 후손으로, 황해도 해주 백운방 텃골에서

아버지 김순영과 어머니 곽낙원의 외아들로 태어남. 아명은 창암.

2월 '한일수호조규'조인


1878년~79년(3~4세) 천연두를 앓음. 어머니가 예사 부스럼 다스리듯 죽침으로 고름을 짜 얼굴에

벼슬 자국이 생김.

1881년 1월 일본에 신사유람단 파견.

1882년 4월 '조미수호통상조약' '조영수호조규'조인. 6월 임오군란 발발


1880~82년(5~7세) 5세 때 강령 삼가리로 이사. 아버지 숟가락 부 더 뜨려 엿 사 먹는 등 개구쟁이 행동으로

부모님의 꾸중을 들음. 7세 때 해주 텃골 본향으로 다시 돌아옴.


1883~86년(8~11세) 아버지는 불평이 많아 양반을 구타, 도존위에 천거되었다가 3년이 못되어 면직.

1884년 4월 큰아버지 백영 사망. 1885년 어릴 때 젖을 준 핏개댁 사망.

1884년 10월 갑신정변으로 김옥균. 박영효 등 일본망명. 3월 영국군, 거문도 점령.


1887년(12세) 집안 어른이 갓을 쓰지 못하게 된 사연을 듣고 양반이 되기 위해 공부하기로 결심. 아버지가

청수리 이생원을 선생으로 모셔다 글방을 차려줘 공부를 시작함.


1888~89년(13~14세) 1890년 4월 할아버지 대상. 그 직후 부모님과 더불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서당에

다님. 서당 선생의 수준에 회의를 느낌. 아버님, 『토지문권』등 실용문서를 배울 것을 권함. 아울러

『통감』,『사략』등을 읽음. 정문재에게 면비 학생으로 <대학>과 한시. 당시와 과문 등을 배움

1890년 1월 함경도, 방곡령 철회. 안성. 함창 등에서 민란. 1891년 제주도 고성에서 민란


*진한 글씨는 연표로 연표 작성하기는 다음화에서 소개합니다.




<연보작성하기>


김구선생의 연보를 보면 알수 있듯이 연보에는 년도와 월일, 구체적인 사건, 연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 예만 보고 작성하기 어렵다면 『나의 인생이야기 자서전 쓰기』 에서 알려주는 연보 작성 팁을 참고하자.


첫째, 큰 사건부터 메모하라

둘째, 최대한 자세하게 기록하라

셋째, 순서에 상관없이 메모부터 하라

넷째, 부가 정보를 함께 메모하라

다섯째, 사실 여부는 나중에 확인하라


위 팁을 참고로 하여 자신의 연보를 작성한다. 구체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노트에 무조건 적는다. 노트와 펜을 준비하고 연도, 월일, 주요 사건을 기록할 수 있도록 칸을 나눈다. 작성시간은 처음에는 10분에서 30분 이내로 생각나는 대로 빠르게 적는다. 정확하지 않아도 되니 기억나는 대로 적는다.

출생부터 현재까지 연도를 나열해서 기록한다. 연도를 기록할 때는 추가할 수 있는 내용을 예상하여 듬성듬성 적어 놓는 것이 좋다. 노트 한 페이지에 한해의 연보를 작성해도 된다. 누구에게 들은 이야기나 날짜 확인이 필요한 경우 등은 괄호를 사용하여 기록한다. 예를 들면 천연두를 앓음(어머니에게 들음), 7세 때 이사함(연월일 확인할 것) 등처럼 기록한다. 사실 여부는 당장 확인 할 필요가 없으며 정확하지 않아도 된다. 기억나는 대로 많이 적는다. 정확한 사실은 추후 확인 하면 되니 연보를 작성할 때는 무조건 생각나는 대로 기록한다.


둘째, 가능하면 자세하게 적는다. 연보는 자세하게 작성할수록 자서전 쓰기에 글감으로 사용할 내용이 많아지는 것이니 가능하면 자세히 작성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생각나는 모든 것을 쓴다고 생각하고 기록한다. 자서전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 연보를 작성하면서 가능한 많은 자료를 충분히 모은다 생각하고 작성한다.


셋째, 충분한 기간과 시간을 두고 메모하고 기록한다. 연보 작성은 하루아침에 뚝딱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일생을 정리해 보는 시간인데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여러 날에 걸쳐 여러 번 들여다보고 수시로 메모하고 추가해야 한다. 충분한 기간과 시간을 두고 생각하고 회고한다. 길을 가다가 불쑥 생각나기도 하고 밥을 먹다가도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다.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하고 기록한다. 메모하고 기록하는 사건들이 많을수록 나중에 풍부한 글감이 된다. 연보를 작성할 때만큼은 생각하고, 추억하고, 기억하자. 자다가도 기억을 떠올리고, 길가다도 회고하자.


넷째, 휴대폰을 활용한다. 수시로 기록할 때는 메모장이나 비공개 블로그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고 잃어버릴 일도 없으니 휴대폰을 잘 활용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길 가다 생각나면 멈춰서서 바로 메모한다. 지하철 타고 이동 중 멍 때리다가 생각나도 기록할 수 있다. 오장칠부 우리곁에 항상 있는 휴대폰을 잘 활용하면 여러모로 유용하다.


다섯째, 한글이나 엑셀파일에 저장한다. 노트에 기록한 것, 메모장에 기록한 것, 블로그에 모아 둔 것을 하나로 합친다. 순서가 뒤바뀐 내용이나 추가할 내용이 있다면 수정한다. 파일로 작성하면 수정하기가 용이하고 한눈에 보이니 편리하다. 조각난 메모들을 하나로 모으고 정리하는 작업을 하면서 인생이 갈무리된다. 파일로 정리하면 내가 나가 아닌 타인처럼 여겨지며 객관화하기도 가능해진다.


연보를 풍부하고 자세하게 작성했다면 다음에는 연표를 작성한다.


*연표 작성하기는 다음화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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