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괴상한 털 뭉치는 뭐지?"
뽀야 모습을 묘사해 볼까요?
뽀야는 갈색 포메라니안(Pomeranian, 이하 포메)입니다. 시베리아 썰매개 사모예드(Samoyed)의 개량종인 포메는 털이 매우 길고 몸무게가 2kg 안팎의 소형견입니다.
포메를 처음 봤던 건 10년 전쯤 여의도 공원에서였습니다. 산책을 하던 와중에 '아 미용에 실패한 걸까 싶은 털 뭉치(당시 내 인상으로는)'가 달려와 앙칼지게 짖던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제게 친숙한 강아지 범주 상으로는 꽤 히스테리적이었다고 생각되는데, 요즘도 뽀야를 보며 호기심을 보이는 동네분들의 대표적인 질문은 "얘네들 굉장히 사납다죠?"입니다.
그런데 사실상, 뽀야는 (아니 뽀얀 만큼은) 매우 온건한 편입니다. 짖지도 않고 으르렁대지도 않습니다. 핥고 달래는 것이 전부입니다. 짓궂게 꼬집고 수염을 당겨도 마치 용서하겠다는 듯이 핥아 줍니다. 이럴 때 저는, 웃기게도, 진짜 용서받은 듯한 기분이 들곤 하는데, 가끔은 뽀야가 혹시 평화주의를 의도적으로 고집하는 개일까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