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야의 버릇"
뒷다리가 아픈 뽀야는 걸터앉길 좋아합니다. 어디든 턱이 될만한 곳에 엉덩이를 걸치고 앞발로 버텨 섭니다. 베개, 개어진 요, 빨래 더미, 팔이나 다리 어디든지요.
그중에 가장 선호하는 곳이 있다면 바로 제 얼굴입니다. 아침이면 처벅처벅 걸어와 목을 타고 얼굴에 앉습니다. 레슬링 선수처럼 목 위에 가로눕거나, 베개 뒤로 돌아 정수리에 앉거나 가슴팍에 앞발을 딛고 앉기도 합니다.
그런데 꼭 아침에만 그렇습니다. 그러고 보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나 산책 갈 준비 다됐어. 가서 영역 표시할 준비 말이야. 자 맡아봐. 말로 하면 될걸, 개의 언어란 정말이지 원초적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강아지는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냄새를 맡게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거 감사해야 할 일일까요? 어찌 됐건 앞으로도 제 얼굴은 뽀야의 방석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