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와 나무 사이에서

추락한 까치를 상자 안에 눕히며

by 아토

생각을 비우고 가만히 자연을 바라보다 보면,

문득 옳고 그름이란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


먹이를 물기 위해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어미 까치와 결국 그 부리에 붙잡혀 먹이가 되는 지렁이 사이에서 어느 쪽이 더 옳다고 할 수 있는가. 둥지 밖을 향해 첫 날갯짓을 하다 추락한 새끼 까치와, 그 곁을 떠나지 못한 채 울부짖는 어미 까치 사이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오래된 수건을 깐 상자를 나무 아래에 두고, 비에 젖은 새끼 까치를 조심스레 눕혔다. 하룻밤만이라도 어미 곁에서 따스히 지낼 수 있기를 바라면서도, 이내 다시 무심히 내 갈 길을 간다.


흔들림 없이 우뚝 곧게 선 나무줄기와 가지 끝에 매달려 모든 변화가 자신의 몸짓인 양 끝없이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에서, 우리를 발견한다. 네가 있어 내가 있고, 내가 있어 네가 있는 한 몸 사이에서, 옳고 그름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그다지 자연스럽지 못한 일이라는 답을, 나는 조용히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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