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쓸어낸 자리

가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by 아토

투덜거림 속에서 바닥을 쓸던 사람을 보며,
나에겐 낭만의 한 조각인 그 낙엽이
저이에겐 그저 쓰레기였구나—
우쭐대던 때가 있었다.

자박자박 낙엽 위를 걸으며
낭만을 느끼지 않을 사람 과연 있을까.
거센 바람 속에서도
나는 흩날려버리지 않고
나뭇가지를 꼭 잡을 수 있었을까.
내가 빗자루를 들고 있었더라도
그 낭만 속에서 낙엽을 쓸어 담았을까.

뜨거운 열기 속에서
나뭇잎이 무성하게 익어갔기에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이 왔던가.
만물이 움트는 봄이 있었기에
여름이 그렇게 찾아왔던가.
공기조차 얼어붙던 겨울이 있었기에
봄은 그토록 찬란했던가.

끝없는 사계절의 무상함 속에서,
나는 나뭇가지가 되었다가
낙엽이 되었다가
다시 빗자루가 되어간다.

사십 번의 사계절을 건너왔건만,
나는 인생이 무엇인지
여전히 모르겠다.




https://youtu.be/qk_qfA9YIxg?si=8fkVMO_R0VChXPDw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오랜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