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입원 / 끝과 시작

그 사이에 달이 바뀌었다.

by 메뚜김

"입원 치료를 하시는게 좋을 것 같은데, 아버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우리 가족을 할퀴고 간 B형 독감으로 인해 결국 작은 아이는 2박 3일 입원을 해야 했다. 열이 계속 떨어지지 않았고 가래, 기침으로 인한 구토증세가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는 그 주 수요일에 다니던 어린이집 수료식이 있었다. 그리고 수료식 이후 바로 방학이 시작될 예정이었기에 아내는 이미 3일 연차를 사용한 상태였으나, 입원한 작은 아이를 돌보기 위해 결국 그 주 내내 연차를 사용하게 되었다. 당연히 작은 아이는 수료식에도 참석 할 수 없었다. 화가 났고 안타까웠지만 아이의 회복이 가장 중요했기에 바로 입원 수속을 밟고 아내는 필요한 짐을 챙겨서 병원으로 왔다.


그렇게 2박 3일간 작은 아이는 병원에서 엄마와, 큰 아이는 집에서 아빠와 조부모님과 이른바 외동 놀이를 했다. 수료식은 큰 아이만 가게 되었지만 다행히도 수료식 사진은 아이 둘 다 이전에 미리 다 찍어놨다 해서 그래도 위안이 되었다.

(어린이집 선생님께 양해를 구해서 퇴원 후 작은 아이도 작별 인사와 함께 마지막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했다.)


입원 기간 동안 작은 아이는 좋아하는 짜장라면을 실컷 먹었고, 큰 아이는 엄마가 먹지 못하게 하는 달달한 간식을 실컷 먹었다. 그래, 짧은 기간이니까 즐겨라. 그리고 아프지만 말아라.


이 수료식을 끝으로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옮기게 되었다. 이전 다니던 어린이집은 차로 약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다른 아파트 단지 어린이집이었는데 다행히도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어린이집 자리가 생겨서 옮길 수 있었다.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3월. 새로운 시작이 다가오고 있었다.




새로운 어린이집은 유모차 태워서 걸어서 5분 남짓. 아침마다 등원을 위해서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바삐 달려가야 했던 이전보다는 확실히 여유로워졌다. 아침잠이 부쩍 늘은 아이들을 5분이라도 더 재울 수 있었고 나도 좀 더 여유롭게 등원 및 출근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계획에 없던 일주일 연차를 사용한 아내를 대신해 새로운 어린이집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다. 우리 아이들을 돌봐주실 선생님들과 인사를 하고, 이제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게 될 다른 아이들 및 부모님들과도 인사를 했다. 낯을 상대적으로 덜 가리고 붙임성이 좋은 작은 아이는 처음 온 어린이집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열심히 돌아다니고 선생님들에게 웃음을 보여주며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큰 아이는 낯을 많이 가리는 터라 등원하고 헤어지면서 한 몇일은 엉엉 울었지만 이후 선생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밥도 잘먹고 잠도 잘 자고 잘 놀았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선생님들. 새로운 놀이공간. 설렘과 걱정 속에서 3월이 시작되었다. 이 곳에서도 아이들이 따듯하고 멋진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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