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 작고 섬세한 먼지가 아니에요
객관적인 시각을 위해서도 어떤 사안에 있어 '영자신문' 찾아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내가 미처 몰랐던 용어를 알게 되기도 하고, 체감되는 것과는 다른 '대외적 제시 (presentation)' 내용 (한국에서 해외에 내보내는, 또는 국내 외국인들에게 보여지는) 에 씁쓸함을 느끼기도 한다.
미세먼지는 영어로 뭐라고 할까.
Fine Dust --> 아니다. 아시다시피 fine 이 작은, 얇은, 가느다란, 섬세한.. 등등을 나타내는 형용사라는 거까지만 아는 데서 나오는 직역 즉 콩글리시다. 게다가 Dust 라니. 미세먼지 라는 게 단순히 '분진'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여기서 드는 생각은, 대체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신이 매우 똑똑하다고 '착각'하지만 실은 엄청 '나이브'한 경우가 많다 는 것. 물론 우리나라 사람에는 나도 포함된다.
정답은: Atmospheric Particulate Matter 내지는 Particulate Matter (PM),Particulates, 또는 Suspended Particulate Matter (SPM)
Particulate 의 뜻을 찾아보면: "an extremely small piece of dirt, especially one produced by road vehicles, that causes pollution" (특히 도로주행 차량 등에서 배출되는, 공해를 유발하는 매우 작은 단위의 '먼지') 라고 되어 있다.
흥미로운 점은 Particulate 자체로 끝나도 '공해 유발 미세먼지'의 뜻이 전달될텐데, Matter 라는 단어를 덧붙여서도 사용한다는 것이다. 내게는 이것이 '먼지 그 이상'임을 시사하는 의미라고 생각된다. 단순한 '작은 입자의 먼지'가 아니라 그 이상의 무엇, 이기에 좀 더 관찰과 심층 연구, 대우의 여지를 '요구'하며 남겨 두는 것 같다.
일부에서 지적되었듯, 미세먼지가 아니라 '발암 먼지', 더 나아가 '대기중 발암 미립자' 이런 식의 강력한 의미가 들어간 단어여야 하지 않을까.
작금의 '미세먼지' 사태는 재앙에 가깝다. 혹자는 누구나에게나 공평하게 닥치는 재앙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신규 '고급' 아파트 설계 디자인을 들여다보게 되면 대개 모든 공해와 관심사안에 대한 방비책이 마련되어 있다. 거대한 단지로 구성되어 그 안에서는 악조건의 환경을 거스를 수 있는 요새로 거듭나고 있다. 문제는, '에너지 보전의 법칙'에 의해 그 외부 환경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진다는 것에 있다. 예컨대 에어콘과 실외기를 생각해보면 간단히 이해된다. 에어콘 실내는 시원하지만 실외기 근처는 정상기온보다 더 뜨겁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 제로섬 게임 같은 것이다.
미세먼지 가득한 대기 속에서는 숨을 짧게 들이쉬고 내쉬는 것이 생존전략이라고 한다. 상생을 위해서는 혼자 욕심 부리지 않고 적고 작게, 꼭 필요한만큼만 소비를 하며 사는 것이 답일 듯하다는 엉뚱한 상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