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토 가나에
별: 3개 반
달달한 도넛향이 감도는 느낌의 책.
쉽게 읽히지만 어디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생각하면 뭐라 개운하게 답할 수 없는 답답함이 생겨나는 책.
줄거리
책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이 되어있고, 각 편들마다 다른 화자들이 나와서 독백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요 인물(유우)이 있으며 그 인물에 대해서 조사를 하는 한 인물(히사노)이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모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 '한 인물(히사노)'는 같이 대화를 하고 있으나 서술적 트릭으로 실제로 어떤 대사를 하는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말 그대로 상대방의 독백을 나열하는 느낌.
이런 식의 책을 과거에도 같은 작가의 작품으로 만난 적이 있었던 걸로 기억해 새롭지는 않았다.
그 때 그 작품이 정확히 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소설을 구성하는 틀은 비슷하고 그 속의 골자만 다른 느낌.
결국 '미'란 무엇일까.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람들마다 자기 입장에서 보면 그 이야기들이 모두 타당하게 보인다. 그러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같은 사건도 이렇게 다르게 느껴짐에 당황스럽다.
나 역시 일방적으로, 이런 식으로 타인을 평가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외모만 놓고 평가하는 것은 나빠, 라는 정론을 알고는 있지만 과연 나는 그것을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정도로 지키고 살아왔는지.
어딘가에서 읽었던 구절이 생각난다.
"다른 사람들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지만,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라고.
누가 여기서 결백할 수 있겠는가.
왜 그토록 건강하고 밝은 사람(유우)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마지막에 가서는 이해할 수 있는 구조로 책은 설명하고 있다.
내 스스로가 맞지 않는 조각으로 살고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다 문득 더이상 참을 수 없이 지쳐버린 것은 아닐까.
나를 사랑하고 보살펴주었던, 나의 모든 것이자 마지막 존재에게 버림받았다고 '착각'을 해버린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해버린 것은 아닌가..
이 책이 하고 싶은 말은 결국 마지막 한 마디가 아닐까 싶다.
당신이라는 조각이 딱 들어맞는 장소는 반드시 있으니까요
틀린 사람도, 잘못된 사람도 없다. 그저 '지금', '여기'에 안맞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저 이 '그림'에는 맞지 않는 퍼즐 조각이었을 뿐. 내 '그림'은 반드시 존재한다.
왕씨일기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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