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는 달랐지만 어느새 빠져들게 되는, 이슬아
별점: 4개
화려한 표지와 익숙한 작가의 이름
오 이제는 소설도 내셨구나,
반가움에 선뜻 집어 든 책.
힙하고 멋있고 자유롭고
온갖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멋진 신여성 같은 작가님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줄거리
조금,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내용이었다.
(나중에 책을 다 읽고 다른 리뷰들을 찾아보니
비슷한 감정을 느끼신 분들이 계신 듯!)
어떠한 주인공이 뭔가 세상의 역경을 딛고
여권신장을 위해 분투하는 계열의
'여성' 본위의 내용인 줄 알았는데,
책은 작가님과 모부님 총 3분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단편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사알짝 기대한 바와는 달라
실망의 느낌도 없지는 않았지만
어느새 몰입하면서 순식간에 끝까지 읽었다.
뭔가 집에 앉아 차분히 읽었다기보다는
전철을 기다리고 타고 가면서,
잠깐 친구를 기다리면서,
횡단보도에 잠깐 서있으면서
이런 식으로 짧게 짧게 읽어나갔다.
그래도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을 만큼
이야기가 재미있고 새로운 형식의
삶의 방식에 부러움도 느꼈다.
'틀'이라는 것도 저렇게 깨부술 수 있구나, 하고.
책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작가님의 조모분의 이야기나 나오는 곳이었다.
한 페이지에서는 소리 내어 웃음이 터졌다가,
바로 다음 순간에는 찡한 감동으로 코끝이 저릿했다가
아주 사람 마음을 가지고 들었다 놨다
기분 좋게 흔들렸다.
일간 이슬아로 유명하신데,
어느새 출판사도 여시고
어느새 10권의 책도 쓰시고
따라잡으려니 바쁘다 바빠.
책들을 읽으며 작가님의 그 멋짐도
내 몸에 흠뻑 적셔오고 싶다.
한 고생이 끝나면 다음 고생이 있는 생이었다.
어떻게 자라야겠다고 다짐할 새도 없이 자라버리는 시간이었다.
고단한 생로병사 속에서 태어나고 만난 당신들. 내 엄마를 낳은 당신들.
계속해서 서로를 살리는 당신들.
말로 다 할 수 없는 생명력이 그들에게서 엄마를 거쳐 나에게로 흘러왔다.
알 수 없는 이 흐름을 나는 그저 사랑의 무한 반복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들이 나의 수호신들 중 하나였음을 이제는 알겠다.
기쁨 곁에 따르는 공포와, 절망 옆에 깃드는 희망 사이에서 계속되는 사랑을
존자 씨와 병찬 씨를 통해 본다.
p.108
- <가녀장의 시대>에서 발췌
왕씨일기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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