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동창회 방문기

by 왕씨일기


일본, 대만, 미국, 대구, 부산, 서울... 세계 각국, 국내 각지에 퍼져 있는 엄마의 초등학교 친구들. 65살을 맞이해 각지에서 출발해 대구에서 모여 부산을 찍고 마지막으로는 서울에 올라오는 총 8일간의 동창회 일정. 8일 동안 친구들에게 사랑과 애정 등을 듬뿍 받은 엄마는 모두가 모이는 서울의 마지막 밤, 모두에게 든든한 한 끼를 쏘기로 했다. 무려 20명에게.


하필 그 마지막 회식 장소가 내가 친구를 만났다 헤어진 역이랑 매우 가까웠고, 모임 시작 시간이 딱 내가 친구와 헤어진 시간과 거의 일치했다. 근처에 엄마의 친구분들이 모여계시다는 것을 아는데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도 그렇고 그래도 인사를 드리는 것이 좋을까 싶어 일단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나 이제 친구랑 헤어졌는데 그 식당 근처야. 한 번 들러서 인사를 드리는 게 좋을까?"

"좋지, 이 기회에 나도 예쁜 딸 있는 거 자랑도 할 수 있고."

"근데 나 오늘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땀도 났고 지금 좀 안 예쁜데 괜찮겠어?"


...


"얼마나 안 예쁜데?"


..엄마, 혹시 T야?




뒷이야기: 결국 인사드리러 갔다. 내 상태가 나름(?) 만족스러웠는지 칭찬엔딩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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