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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Han Aug 26. 2021

당근마켓 2.0, <동네생활 서비스>를 분석한다(5)

감각적 경험 : 의미교환성

본 내용은 2021년 봄 <UX 기획의 이해>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당근마켓에서 발생하는 두 가지 의미의 교환

의미교환성이란, ‘사람이 매체,서비스,사람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고 호혜적인 관계를 이끌어나가는 특성’이다. 당근마켓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의미 교환이 발생하는데, 사용자 간의 소통과 사용자와 서비스 간의 소통이다. 그리고 당근마켓은 이러한 의미교환을 아주 잘 하는 편이다.

먼저 사용자 간의 소통에 대해 살펴보자. 동네생활 탭의 사용자는 다른 사용자와 소통하기 위해 앱에 접속하여 글을 쓰거나, 댓글을 단다. 그리고 이러한 소통의 목적은 동네 사용자 끼리의 호혜적 관계를 생성하는 것(물론 다른 목적이 있는 사람들도 있다..)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서비스(제공자)와 사용자 간의 소통도 함께 발생하는데, 서비스 제공자는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집하고, 서비스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이드라인이나 공지, 푸시알림 등의 방법을 통해 사용자에게 보낸다. 그러면서 서비스 제공자는 지역간 커뮤니티를 되살리고자 하는 미션을 향해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된다.


사용자와 서비스 간의 의미교환

당근마켓은 '자주 묻는 질문' 섹션에 풍부한 FAQ와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FAQ)'은 고객센터의 하위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고, 운영정책의 경우 '가이드라인'-'문화'의 하위 위계를 가지고 있다. 하위 위계로 갈 수록 보다 사용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구어체와 자세한 설명으로 톤 앤 매너가 구성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근마켓의 전신인 karrotmarket 시절부터 운영된 유구한 역사의 고객센터

동네생활 관련 내용의 경우 FAQ 최상단에 따로 카테고리가 구성되어 있고, 운영정책과 가이드라인 모두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 동네생활 운영정책 https://www.daangn.com/wv/faqs/531

    - 동네생활 가이드라인 https://www.daangn.com/wv/faqs/332

동네생활 탭을 넘어서 당근마켓 앱 전반에서 커뮤니티 관련 기능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가이드라인도 따로 구성되어 있다.  

    -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https://www.daangn.com/wv/faqs/601

재미있는 것은, 동네생활 탭의 다른 카테고리와 달리 '같이 해요' 카테고리에 대한 설명을 달아 놓은 문서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당근마켓에서 '같이 해요' 카테고리에 대해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 같이해요 문화 https://www.daangn.com/wv/faqs/1354


물론 고객센터의 질문 내용들이 분류된 것을 살펴봤을 때 스타트업의 특성상 아직까지 조직적으로 통일된 위계 설정이 되어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예를 들면, <운영정책~기타> 까지의 섹션이 서비스 초기 1차적으로 구성되서, 당시 카테고라이징하기에 애매한 내용들이 모두 '기타'에 들어가 있어 '기타'에 속한 질문들이 다른 섹션에 속한 질문들에 비해 양이 훨씬 많다거나, '기타' 섹션를 뒤잇는 <비즈프로필~당근채팅> 섹션들은 기능이 업데이트될 때 마다 하나씩 추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다 보니 앞쪽 파트는 top-down적 성격이 강한 반면 뒷쪽 파트는 bottom-up 적 성격이 강해 직관성을 해친다. 

중고거래(일반 사용자) / 동네생활(커뮤니케이션) / 지역광고(비즈니스) / 기타 운영정책 의 기준으로 재정비를 하고(하는 김에 URL도 정리하고) 세부 질문들을 카테고리에 맞게 재배치하는 식의 작업을 하면 좀 더 사용자들의 입장에서 당근마켓의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당근마켓은 사용자들과의 의미교환을 위해 할 수 있는 선까지 충분한 내부역량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었다.



'같이 해요' 카테고리를 통해 살펴본 의미교환

그렇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같이 해요’ 카테고리에 대해 설명해보자.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모여 같이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카테고리로, 실제로 서비스 내에서 의미교환이 어떻게 일어나는 지 살펴볼 수 있다.

서비스 제공자는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사용자들과 소통하고, 사용자들은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다른 사용자들과 소통한다.


의미교환의 과정은 의미의 구성, 의미의 전달, 의미의 해석의 3단계로 진행되는데, 이것을 당근마켓에 적용시켜 보면, 본인의 관심사 정보를 당근마켓 내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구성하여(의미의 구성) 글을 작성하고 업로드하여 다른 사용자에게 노출시키고(의미의 전달), 사용자들은 올라온 글을 읽고 자신에게 필요한 모임인지 취사선택하는(의미의 해석)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을 '동네생활 탭' 전반에서 일어나는 의미교환의 과정으로도 볼 수 있지만, 당근마켓이 기존에 만들었던 분실센터, 동네사진전, 우리동네 질문, 일상 카테고리의 경우, 사용자가 커뮤니케이션을 굳이 목표로 하지 않거나(단발성 정보 공유에 그침), 일대일의 커뮤니케이션(질문을 하고, 응답은 해당하는 사람에게만 받으면 끝)이 위주였다. 


하지만 ‘같이 해요’에서 발생하는 메시지는 일대다의 연속적 커뮤니케이션이 보편적이라는 상이한 특성을 갖는다. 

(1) 한 사용자가 특정 관심사(책보기,커피 마시기,산책하기)를 제시하고, 

(2) 같이 할 사람(당근마켓에서는 복수의 사람으로 가정한다)을 모집한다. 

(3) 모집을 용이하게 하도록 서비스에서는 앱 내 단체채팅방 기능이 지원되며, 

(4) 다른 사용자는 사용자의 글을 읽고 채팅방에 접속하여 자신의 의견을 새롭게 제시한다. 

(5) 그 결과 종합된 사용자들 간의 의견을 바탕으로 최종적인 모임이 구성,시작된다. 


단체채팅방 기능을 통한 의미교환성의 강화

그리고, 무엇보다도 '같이 해요' 카테고리를 다른 카테고리와 차별화시키는 기능을 당근마켓은 제공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단체채팅방' 기능이다. (물론 지금은 웹 기반 베타버전의 당근채팅을 지원하면서,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다른 카테고리에서는 공감과 댓글 기능을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는데, 댓글 기반 소통은 실시간으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반응 속도가 늦고, 사용자 간 메시지를 주고 받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다. 모임을 만들라 치면 아다리(!)가 맞아서 삘(!!)을 받았을 때 거침없이 진행되야 저지레기(!!!)를 하기가 쉬운데, 시간이 지날 수록 뽐뿌(..)가 떨어지면서 처음 기획할 때의 패기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게다가 여러 명이 동시에 참여해야 하는 모임을 댓글 기능으로 만들어야 한다? 상상만 해도 힘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실 동네생활 탭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단체채팅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까운 기능이었다. 작성자와의 채팅을 위해, 작성자의 프로필로 이동하여 프로필 최상단에 있는 거래물건 채팅방으로 접속해서 말을 거는 편법을 쓸 수도 있지만, 단체채팅을 하려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이용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것은 당근마켓의 입장에서 보면, 어렵게 모아놓은 사용자들이 불가피하다고는 하지만 앱에서 이탈해서 타사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고, 이럴 경우 당근마켓은 커뮤니케이션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얻게 된다. 이 때 이미 당근마켓은 1.0(중고거래 시스템)에서 거래자 간 일대일 채팅 기능을 운영하고 있었고, 약간의 수정을 거쳐 일대다 채팅방을 만드는 것은 기능을 새로 만드는 것 보다는 수월했을 것이며, 인프라의 옆구리가 터져 새나가는 것 보다는 새로운 기능을 론칭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 그 결과, '같이 해요' 카테고리 한정으로 단체채팅방 기능이 오픈하게 된 것은 아닐까?


단체채팅방 기능이 베타버전이라 시범적으로 한 개의 카테고리에만 기능을 활성화했을 뿐인 것인지, 당근마켓이 ‘같이해요’ 카테고리를 동네생활 카테고리, 더 나아가 당근마켓 내의 커뮤니티 문화를 정착시킬 돌파구로써 준비시키고 있는지 나로써는 그 '의미'를 유추할 뿐이다. 

적어도 당근마켓 안에서는 이미 다양한 플레이어들 간의 무수한 의미교환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고 정착시키느냐가 당근마켓 2.0의 중요 이슈가 될 것임은 이정도면 꽤 그럴듯하지 않은가?


다음에는 사용자들은 당근마켓의 어떤 기능에서 재미를 느끼는지,
사용자들의 판단적 경험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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