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 Han Aug 26. 2021

당근마켓 2.0, <동네생활 서비스>를 분석한다(6)

판단적 경험 : 오락성

본 내용은 2021년 봄 <UX 기획의 이해>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당근마켓의 인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2200만 다운로드, 월 방문자 1400만명이라는 수치는 많은 사람들이 당근마켓을 알고,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당근마켓은 이것을 '침투율'이라는 수치로 정량화하고 있고 이 침투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https://www.chosun.com/economy/smb-venture/2021/06/29/XW47ACJNU5CW5HHKR2VH757ENI/


이번에는 사용자의 입장으로 돌아가보자. 사람들은 자신의 24시간의 일부, 자신의 스마트폰의 저장용량의 일부를 당근마켓에 할애하고 있을까? 사용자가 당근마켓을 이용하면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고, 자신이 목적을 이뤘는지 판단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유희 vs 기능

사용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가치의 기준으로 본다면 유희적 가치 - 기능적 가치의 구도를 떠올릴 수 있다. 당근마켓은 유희와 기능 중에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을까? 기능적 가치 보다는 유희적 가치에 중점을 두지 않았나 하는 게 나의 생각이다.


만약 사용자들이 당근마켓에서 기능적 가치를 찾고자 했다면 자꾸 중고나라,번개장터와 비교해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었을 것이다. 물론 당근마켓도 테크기반의 서비스로 좋은 기술력과 많은 편의성으로 무장한 잘 개발된 앱이다. 하지만 당근마켓은 그런 엣지함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는 점, 다른 앱들은 오히려 기술력과 편의성을 경쟁력으로 어필하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당근마켓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동네기반 거래서비스는 사용자 위치정보, GPS를 기반으로 쉽게 구축할 수 있는, 기술적 장벽이 높지 않은 기능이었고, 타사 중고거래 앱들은 앞다투어 동네 거래 매칭 시스템을 자사에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당근마켓은 다른 서비스에 비하여 높은 방문자 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쯤 되면 사람들이 당근마켓에 어떤 기능을 기대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유희성?

당근마켓은 사람들에게 유희적 경험, 그 중에서도 오락성 짙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락성이라고 하면 게임을 떠올리기 쉬운데, 게임은 유희 및 오락을 제공하는 방식의 한 갈래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유희는 물리적,정신적,사회적,관념적 차원에서 다양하게 구현될 수 있다(Jordan, 2000). 

아무리 봐도 일처럼 보이는 것이라도 누군가에겐 놀이이자 유희일 수 있다

당근마켓의 동네생활은 사회적 차원에서 구현된 유희성을 중심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떠한 물질적 보상이 없음에도 스스로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거나, 자신과 유사한 관심사가 있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행위가 없이는 동네생활 탭은 유지될 수 없다. 

더구나 2020년 이후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개인의 활동 반경이 제약되면서 동네라고 하는 구역이 개인들 사이에서 재평가되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다. 제한된 상황(멀리 놀러가거나, 먼 곳의 사람을 만나는 것이 건강을 해치거나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분위기)에서 그나마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명분으로 중고거래 혹은 동네생활 활동이 주목을 받고 사회적 차원의 유희와 오락을 원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집중될 수 있었다고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음으로는 대체 '동네', '이웃' 이라는 개념이 2021년에 와서도 여전히 유효한지, 당근마켓은 어떤 전략으로 과거의 유물로 뒤쳐진 '이웃' 개념을 살려내고자 하는 것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작가의 이전글 당근마켓 2.0, <동네생활 서비스>를 분석한다(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