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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ttelap 김혜인 Jul 10. 2023

‘핑계고’로 보는 웹 예능 성공방식 3

요즘 유튜브 토크 콘텐츠 트렌드?

업로드만 하면 기본 300만 뷰가 넘는 웹 예능이 있습니다. 바로 유재석이 진행하는 ‘핑계고’ 시리즈인데요. 여기까지 들으면 아마 다들 이렇게 말할거예요.

‘대한민국 최고 MC 유재석이잖아’ , ‘유재석이니까 인기 있는 거지~’ 라고요. 


하지만 단순히 유재석의 출연만이 콘텐츠 인기 요인은 아니었습니다. 핑계고 베스트 댓글에는 이렇게 적혀 있거든요. ‘유느라서 성공한 게 아니라 000한게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비결 같네요’ 라고요. 2천3백명이 좋아요를 누른 이 땡땡땡은 무엇일까요? 


웹 예능을 포함해 유튜브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는 담당자라면 지금부터 알려드릴 3가지 포인트를 주목해주세요. 핑계고가 어떻게 폭발적인 조회수를 얻게 되었는지 인기 요인과 함께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연출, 구성 / 대세는 무편집본 재질   

평균 1시간이 넘는 핑계고 영상에는 2가지가 없습니다. 바로 대본과 배경음악인데요. 먼저 TV방송에서 접했던 토크 콘텐츠를 떠올려볼까요? 진행자는 큐카드를 들고 있고,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그에 맞는 배경음악이 흐릅니다. 반면 핑계고에는 대본이 없을 뿐더러 의식의 흐름대로 대화가 중구난방 이어집니다. 대화를 강조하려는 흔한 효과음도 들리지 않고요. 심지어 오디오도 겹쳐서 동시에 자막이 나올 정도죠. 그런데 시청자들은 ‘테크니컬한 편집을 줄이며 본질에 집중했다’, ‘온전히 토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너무 좋다’며 오히려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댓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청자들은 그동안 방송에서 봐온 ‘연출’을 인위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연출 장치가 없는 핑계고 영상에서 자연스러움,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실제로 핑계고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은 촬영 초반 모두 같은 말을 합니다. ‘이게 무슨 방송이야?’ ‘인사도 안하고 시작한다고?’ 


요약하자면 연출이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무편집 재질 콘텐츠에 ‘꾸며내지 않은 본질’ 기준을 두고 있었는데요. 여기서 ‘무편집 재질’이란 말 그대로 편집을 아예 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콘텐츠의 ‘찐 상황’을 전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연출과 편집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비슷한 예시로 요즘 유행하고 있는 술터뷰 원조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을 살펴볼까요? 

차쥐뿔 세븐틴 편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유튜브

그동안 연예인이 술을 마시며 진솔한 대화를 하는 방송은 많았지만 ‘찐으로’ 취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었나요?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에서 연예인들은 취해서 울고, 가끔은 헛소리도 하며 실제 취한 모습을 스스럼 없이 보여줍니다. 이렇게 연출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시청자들은 분량에 상관 없이 편안하게 긴 영상을 시청하죠.  

미니 핑계고

여러차례 인기 급상승 순위에 오르면서 핑계고 제작진은 ‘미니 핑계고’를 만들었는데요. ‘미니 핑계고’란핑계고 정식 촬영은 아니지만 잠깐 시간이 될 때 짧게 수다를 떠는 코너입니다. 저는 이 기획을 보고 ‘아, 핑계고 인기요인인 네이티브함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기가 많아지고 유명인이 출연하게 된 시점에서 방송처럼 되지 않기 위해 다시금 경계하는 것이죠. 


유튜브 콘텐츠를 기획 중인 마케터라면 익숙한 TV방송 포맷에 내용을 맞추는 게 아니라 어떤 방식이 내용을 가장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현재 웹 예능 트렌드가 무편집 재질인만큼 기존 방송과 똑같이 연출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점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출연자 관계성 / 티키타카는 찐친으로부터

대부분 웹 예능이 토크, 인터뷰 콘텐츠가 되면서 사람들은 내용만큼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핑계고 출연진들을 살펴볼까요? 조세호, 지석진, 김종국 등 진행자 ‘’찐친’ 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앞서 연출이 드러나지 않는 무편집본 재질일때 보는 사람이 편안함을 느낀다고 했었는데요. 출연자 간 관계성, 즉 자연스러운 티키타카도 시청자들이 느끼는 네이티브 요인 중 하나입니다. 방송상 비즈니스 친목과 찐친의 합은 확연히 다르니까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조현아의 목요일밤’ 에서도 조현아 찐친인 송민호, 수지편이 조회수 200만, 300만뷰를 기록했는데요. 편안한 사람과 있으니 지금껏 보지 못했던 모습과 대화를 알게 되었다는 반응과 함께 화제가 되었어요.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모두 첫 편에 ‘찐친’이 등장했다는 것인데요. 최근 이 포인트를 적극 활용하여 흥행이 시작된 웹 예능이 있더라고요. 바로 저희 채널 단골손님 캐릿의 ‘가내조공업’입니다. 


진행자인 광희가 여러 연예인의 역조공을 함께하는 콘텐츠인데요, 첫 화에 광희의 찐친인 임시완이 섭외 되어 티저부터 큰 기대를 받고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신규 콘텐츠를 기획 중이라면 진행자와 관계성이 높은 사람을 초반 출연진으로 섭외해보세요.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케미를 충족해주면서 의외의 모습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3. 광고방식 / PPL의 콘텐츠화 

많은 마케터의 찐 고민은 콘텐츠에 브랜드, 제품을 녹여 내야하는 것일 텐데요. 예전엔 광고가 특정 제품을 노출하는 PPL 개념이었는데, 최근엔 광고 자체가 콘텐츠가 된 네이티브 광고가 많이 보입니다. 뒷광고 논란 이후 ‘유료광고포함’ 표시가 생기면서 영상 자체에서 대놓고 제품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대신 이 ‘대놓고 광고’가 각각 프로그램에 맞게 콘텐츠화 된 것이 특징입니다.

벤츠 PPL 콘텐츠 ⓒ핑계고 유튜브
벤츠 PPL 콘텐츠 ⓒ핑계고 유튜브


최근 핑계고는 오프닝에 자동차 광고를 길게 노출한 적이 있는데요. 앉아서 수다 떠는 콘텐츠에 웬 자동차 광고?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해당 주제에 맞게 찰떡으로 기획을 했더라고요. ‘가짜의 삶’이 주제였던 에피소드에 진행자가 출연진들을 해당 브랜드 차량으로 픽업하는 구성을 넣은 겁니다. 그리고 진행자 유재석은 ‘가짜의 삶과 딱 맞는 상황’ 이라며 대놓고 멘트를 하죠. 자칫하면 기존 콘텐츠에서 벗어난 구성일 수 있는데 주제와 자연스럽게 연결함으로써 재치 있게 표현한 사례입니다.

피식대학 피식쇼 에픽하이 편 ⓒ피식대학 유튜브


또한 유튜브 프리미엄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영상 속 중간 광고 노출이 제한되었는데요. 웹 예능 콘텐츠들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피식쇼는 본인들이 직접 ppl이 담긴 광고를 제작해서 영상 사이사이에 배치했습니다. 주목해 볼 것은 기존 콘텐츠 컨셉과 이어지게 해외 광고를 패러디 했다는 건데요. 단순히 제품을 노출한다는 접근이 아니라, 기존 콘텐츠 컨셉에서 벗어나지 않는 광고를 새롭게 기획함으로써 유의미한 반응을 이끌어냈어요. 




핑계고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000은 바로 ‘네이티브한 접근법’ 이었는데요. 댓글 내용처럼 [연출], [출연자], [PPL] 등에서 욕심과 과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이 있죠. 자극적이고 빠르게 변하는 유튜브 세계에서 사람들이 점점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가치를 찾고 있습니다. 최근 트렌드에 탑승하고 싶다면 소개해 드린 네이티브 포인트들을 힌트 삼아 기획에 활용해보세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배다솜님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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