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1. 미국 전쟁분담금 _ War Business

웹 소설 같은 논픽션 에세이 _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미국

by 김성원

내 친구와 내가 다란 공항과 쥬베일 항구를 오가며 수송 물자에 대한 임시 물류기지 건설에 몰두하고 있을 무렵 지상군을 비롯한 전쟁 물자 수송 양은 엄청나게 늘어나 다란 공항만 하루 1,600여개의 파렛트를 처리할 정도였다. 중부사령부의 거점 물류기지로 지정한 장소는 사막 한가운데에 인근에 왕복 2차선 도로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 내용을 가지고 보고를 통해 적정한 위치를 선정 하기에는 시간이 없어 친구와 나는 사령부가 지정한 장소에 물류기지 거점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물론, 효율적인 물류를 위한 현장 계획을 친구가 했을뿐 결정된 사항들은 해병대와 육군이 처리 하였다.

초기에는 선적 서류의 내용과 컨테이너 내용물이 다르거나 아무 준비도 안되어 있는 상황에서 신선 식품을 보내거나 부대 도착 후 부대가 필요한 물자가 나중에 오는식의 오류도 많았지만 1990년 11월에 모든 물류기지들과 공항이나 항구에서 물류 기지 까지의 수송시스템이 완성 되었다.


물류기지에서 포진되어 있던 부대까지의 거리가 몇백 킬로미터에서 천 킬로미터가 넘는 곳이 있었던 부분과 가끔 불어오는 강력한 모래 바람은 사막의 지형을 바꾸어 놓을 정도였다. 그런 모래바람이 한번 불고나면 사람은 물론 모든 화물과 장비에 뿌옇게 먼지가 쌓여 글자가 안보일 정도였다. 현지인들은 바람이 잠잠해잘때 까지 머리에 쓰고 있던 두건으로 얼굴 전체를 먹어 먼지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그 더운 날씨에 몸 전체를 가릴 수 있는 긴 옷을 입고 머리엔 두건을 쓴 이유가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자연에 순응하여 얻은 삶의 지혜였다. 이것 또한 중요한 보고의 내용으로 지상군 전체에 고글을 지급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 저런 경우에도 가장 다행이었던 것은 대규모 수송작전이 Desert Storm 개전 전까지 약 5개월간 진행되고 있는 동안 이라크의 공격이 단 한번도 없었다는것과 현지 고용인들의 대규모 절도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사담 후세인의 미비한 정보력이 패전을 맞이한 것이라 하여도 과하지 않을것 같다. 또한 모든 장거리 수송에는 해병대나 육군의 엄호와 공군의 지원덕에 무사할 수 있었다. 다만, 친구의 이야기가 Desert Storm 시작과 함께 일부 인력들이 도망가는 소동이 몇차례 있었으나 임금을 두배로 올리자 모두 돌아왔다고 한다.


쿠웨이트 친구가 정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저녁때가 되면 쿠웨이트 쪽을 보며 한숨을 내쉬는 모습에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등을 두드려 주는 것과 이 정도의 병력과 물자면 곧 그리고 반드시 이라크를 쫓아낼 수 있을거라는 말뿐이었다. 하지만 무슬림을 술꾼으로 만든탓에 밤마다 맥주로 위로해 주었다. 친구와 내가 현지 물류 담당 업무를 한 기간은 3개월 정도 였지만 전쟁이 끝난 후 국방부 보고서에 준비기간과 전쟁 기간 중 수송된 물자와 인력을 비교한 내용을 인용하자면 조지아주 아틀란타 시 전체를 옮기는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하였다. 친구와 내가 받았던 수송 계획서에 아직도 기억나는 숫자와 항목은 1억5천만번 배식 분량의 음식과 46만톤의 탄약 그리고 2십만개의 타이어 였다.


역시 돈이 많은 국가답게 그 물자들을 수송할 수 있는것은 미국 외엔 아니 미국만이 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복귀지시를 기다리고 있던 중에 G중장으로 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이틀 후 주베일 항구에 도착할 7대의 수송선에 실린 화물을 북동쪽 국경지역에 위치한 ‘라파' 물류기지로 직접 전달하라는 내용이었다. 화물의 서류상 내용물에 대해서 처음엔 병력 수송용 장갑차의 타이어와 부품이라고 하였었지만 도착 당일 하역 완료 후 ‘라파' 기지로 출발 전 폭격에 사용할 폭탄이라고 하였다.

서류상 출발지도 독일, 필리핀, 일본 등 여러곳에서 온 보통 물자와 탄약류를 호송할 때의 병력과 무장 수준이 다른것으로 보아서도 타이어나 부품이 아니란 것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나와 친구는 각기 다른 군용 허머에 나누어 출발하였다.

총 150개의 컨테이너 행렬이 주베일 항구를 출발하여 수백 킬로 미터 북쪽에 위치한 ‘라파'로 향했다. 공중에서 보았으면 정말 장관이었을것 같다.지상에서는 장갑차와 완전 무장한 해병대원들이 탑승한 허머 10여대와 하늘에서는 아파치 헬기의 호위를 받으며 장장 12시간만에 ‘라파' 기지에 도착하였다.


속으로 스마트폭탄과 같은 고가의 폭탄들이라 이런 비밀스런 수송 작전을 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런 폭탄들도 서류상에 정확한 품목이 기입되어 도착하였었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얼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라파’ 기지 담당자에게 인수하면서 슬쩍 물어 보았다. 기지 건설때 친하게 된 군인으로 도대체 무엇인데 이런 호들갑을 떠느냐고 묻자 웃으면서 ‘Old fashion’이라고 하였다.


전쟁이 끝나고 국방부 War Room에서 들은 이야기는 재래식 폭탄으로 전쟁을
빌미로 재고 정리를 한 것이다.

컨테이너 150대 분량의 재래식 폭탄을 처리하면서 동맹국들에게 전쟁 분담금을 받았으니 괜찮은 장사였다.

미국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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