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퀄리티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스크립트를 사용하고 있어요."
<미디어IN싸를 찾아서>는 미디어오리가 미디어업계 인싸라고 생각하고, 더욱 인싸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다양하고 멋진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코너입니다.
대중에게 예술을 쉽고 재밌게 큐레이션 해주는 미디어, ‘널 위한 문화예술’.
속도감 있는 대본과 이해를 돕는 이미지 소스로 구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미디어다. 다른 미디어 스타트업의 오랜 고민인 '수익 모델'은 오프라인 모임 서비스 ‘애프터 뮤지엄’ 등으로 구축하고 있다. 20만 구독자를 눈 앞에 두고,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이 채널에서는 어떤 마음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을까 궁금했다.
구독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정우 에디터와 이야기를 나눴다.
주연 | 제가 정우님 만나기 전에 널 위한 문화예술(이하 '널위문') 콘텐츠 못 봤던 걸 좀 몰아서 봤거든요. 메인에 큐앤에이 콘텐츠가 있더라고요. 그걸 찍으려고 기획할 때가 1만이었는데, 막상 찍는 날이 되니 5만이었다면서요. 그게 그 ‘바스키아’ 콘텐츠 때문인가요?
정우 | 네, 맞아요. 저희도 사실 이렇게까지 소위 ‘떡상’할 줄 몰랐어요. 미술 전문가들과 미술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관심 있어할 만한 콘텐츠를 해보자라는 게 저희의 첫 기획이었고, 바스키아가 왕관으로 유명하니까 이걸 다뤄보자는 것이 시작이었거든요.
주연 | 전 사실 미술에 정말 문외한이라서 호크니도 전시 가면서 알게 됐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바스키아를 알고 있다는 게 전 놀라웠어요.
정우 | 저희도 그랬어요.
주연 | 어떻게 보면 널위문은 예술계의 '진용진' 같은 느낌도 들어요. ‘우리가 몰랐던 굴림체에 숨겨진 비밀’, ‘가운데 손가락은 왜 욕이 됐을까?’, ‘호크니 작품은 왜 물이 많을까’ 같은 건 정말 클릭해보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정우 | (웃음) 감사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좀 가벼운 콘텐츠를 올리게 되니까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초반에 만들던 건, 좀 더 정통 예술에 관심을 가지던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였거든요. 그런 의견들이 직접적으로 댓글로 달리기도 했고요.
그래서 가벼운 콘텐츠들은 스낵 콘텐츠로 분류해서 따로 재생목록을 제공했어요. 또 정통 예술에 대한 수요를 채워주기 위한 콘텐츠도 따로 기획했어요. ‘예술가의 이유’라는 코너가 그때 탄생했습니다.
인터뷰 이후, 재생목록 '예술가의 이유'는 새로운 채널로 독립됐습니다.
기존 <널 위한 문화예술> 채널은 취향 발견 콘텐츠에 집중하고, <예술의 이유>는 예술 교양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주연 | 널위문의 콘텐츠는 사실상 주제를 쉽게 큐레이팅 해주는 콘텐츠잖아요. 콘텐츠는 직접 기획하시나요?
정우 | 네. 제가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 관심 있었던 것들을 아무래도 더 많이 보게 돼요. 그 외에도 구독자 분들이 댓글로 요청해주시면, 콘텐츠로 기획을 하기도 하고요. 실제로 독자들이 평소에 궁금했던 것을 건드리는 게 저희 목표이기도 하거든요.
주연 | 널위문의 시그니처는 사실 깔끔하게 쓰인 대본이잖아요. 대본이라는 걸 읽는다는 건 어떻게 보면 현장감도 떨어지고, 재미도 없을 수 있어서 유튭에선 많이들 피하는데 널위문은 되게 그거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든 거 같아요.
정우 | 네. 현재는 그 전날에 확정된 대본을 숙지를 한 상황에서, 한 문장씩 외워서 끊어가면서 촬영해요.
그게 누군가에게는 로봇처럼 보일 수도 있고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는데 저희는 그게 퀄리티를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만약 제가 내용을 어느 정도만 숙지한 상태에서 제 문장으로 말하게 되면 잘 모르는 부분에 있어서 부족한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고, 컨디션이 안 좋은 상황에서 찍게 되면 보는 분들이 ‘오늘은 좀 콘텐츠 별로인데’ 하실 수 있잖아요.
주연 | 얼마 전에 디에디트에서 미디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에 대한 고충을 이야기한 적 있어요. 혹시 정우 님은 외모 평가가 된다든지 등에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으시나요?
정우 | 외모 평가 자체가 안 좋은 것이긴 하지만, 저는 사실 외모 평가에 대해서는 좋게 평가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쁘게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 하고 넘어가는 편이에요. 다만 오히려 신경 쓰이는 건, 제가 모르는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는 것?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 쓰기 전에는 카페를 다녀오면 디엠으로 카페에서 정우님 봤다고, 인사하고 싶었는데 못했다 이런 메시지가 오더라고요. 저는 그런 게 오히려 더 신경 쓰였어요. 날 언제부터 보고 있었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주연 | 정우님은 원래 널 위한 문화예술가 보름이라는 크루 형식일 때 독자였던 것으로 인연을 처음 시작하셨다면서요?
정우 | 네. ‘보름’이라는 학내 모임이었는데, 처음 봤을 때 너무 획기적인 거예요. 예술에 대해 어떻게 하면 이렇게 재밌게 설명할 수 있지? 사실 예술을 다룬 콘텐츠라고 하면 문화산책, TV 예술무대 같이 어른들이 주로 보는 프로그램들을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이건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학교에서 ‘학교 밖의 관심 분야의 인물’을 인터뷰하라는 과제를 받았을 때 대우님을 인터뷰했어요. ‘나도 이런 거 하고 싶어’ 이런 마음 가짐이었던 거죠. 그걸 인연으로 명절 때 연락 주고받는 사이를 유지하다가, 대우님이 널위문을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지현 님과 저한테 연락을 주신 거죠.
주연 | 대우님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팀 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릴게요.
정우 | 널위문은 대표인 대우님, COO 지현 님, 디자이너 예나 님, 그리고 에디터인 저로 구성돼 있다가, 얼마 전 채용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피디 님이 두 분 합류해 여섯 명이 됐어요. 이번에 합류한 상현 님과 준서 님 모두 편집과 구성 능력이 뛰어나셔서, 좋은 퀄리티의 영상이 계속 나오고 있답니다.
주연 | 워크플로우가 어떻게 돼요?
정우 | 먼저 기획회의 시간에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확정되는 대로 저나 대우 님, 피디 님 중에 한 명이 대본을 써요. 그 대본을 촬영 전에 피드백을 받고 다듬은 후 촬영에 들어갑니다. 촬영 이후 편집이 들어가고 일러스트가 필요한 부분에는 디자이너 님이 작업해주셔요. 이 과정이 보통 2-3주 정도 소요되죠.
주연 | 품이 많이 들어가는 것에 비해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네요?
정우 | 이게 가능한 이유는 팀원들이 올라운더(All-rounder)이기 때문인 거 같아요. 대우 님은 영상 편집을 하시기도 하지만, 대본을 쓰시기도 하고. 저는 대본을 쓰면서 썸네일도 만들어요. 디자이너 님은 온오프라인의 모든 시각적 요소를 컨트롤해주시고요. 이 외에도 각자가 하는 일이 정말 다양해요. 만약 각자 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돼있었다면, 한 명이 일을 할 수 없었을 경우에는 이 과정이 올스톱됐을 거예요.
주연 | 널위문에서 일하면서 어떤 부분에서 성장한 것 같고, 또 어떤 능력을 또 키우고 싶어요?
정우 | 일단 기획부터 출연까지 다 해야 하는 경험을 하면서 올라운더로서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구체적인 능력을 짚자면 글쓰기 능력이 자랐다고 느껴요. 팀원 수가 적다 보니 콘텐츠가 나오면 모두에게 피드백을 받아요. 그러면서 제 글도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요.
키우고 싶은 것은 논리적으로 말하는 스킬이에요. 널위문 사람들이 말을 정말 잘해요. 그에 비하면 저는 텍스트가 준비가 돼있는 상태에서 말하는 습관을 가져서 그런지, 제 말로만 설명하려 하면 꼬이는 경우가 있어요. 지금도 사실 그래요.
주연 | 지금이요? 너무 잘하고 계신데.
정우 | 감사합니다. (웃음)
주연 | 그렇담 개인적인 꿈은 뭐예요?
정우 | 대학교 땐 뮤지컬 배우를 하고 싶었고 이후엔 뮤슨트라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하면서 이걸 사업화해보고 싶기도 했었어요. 그러다 널위문에 들어오게 되고 나서는 ‘성장’이라는 꿈을 꾸게 됐어요. 예전엔 ‘배우가 되고 싶어’, ‘이걸 하고 싶어’ 하면서 명사형 꿈을 꿨었는데 이젠 동사형 꿈을 꾸는 거 같아요.
주연 | 진부하지만, 널위문의 최종 목표는?
정우 | 대우 님이 말씀하신 것 중에 공감 간 게 있는데, 예술을 다루는 미디어 중 최고가 되자, 가장 재미있는 곳이 되자, 라는 것이 생각나네요.
널위문의 이정우와 인간 이정우까지, 짧은 시간이지만 그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현재 이정우 에디터는 연반인에 가까운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뷰를 했었던 날도 그는 SBS Love FM 라디오 방송을 하고 오는 길이었다. 바쁜 와중에 주차장 안에 차를 대놓은 채 영상통화를 했다. 켜진 백라이트와 차량 내부 등에서 정우 에디터의 꼼꼼함과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널위문의 <예술의 이유> 채널 독립과 이정우 에디터의 개인 활동까지, 1년 후 널위문이 궁금해진다.
인터뷰 최주연
<숏다큐로 미디어 만들기>
미디어오리의 오리지널 미디어 '인터브이' 제작기
#숏다큐 #영화같은미디어 #뉴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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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인큐베이터 오리>
미디어 창업 생태계를 위한 오리들의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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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 사람들>
미디어오리 사람들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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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IN싸를 찾아서>
당신이 몰랐던 미디어업계의 '인싸'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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