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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것 아닌 의학용어 Oct 06. 2022

천사의 실수로 인간에게 남겨진 신의 흔적

보조개, 관골근, 관골, 의학용어

신이 인간을 만들 때 인간을 신과 완전히 똑같이 만들지는 않았다고 해. 지들만 쓰는 뭔가 향수나 화장품 같은 특별한 아이템이 있었던 거지. 그런데, 어떤 천사가 실수하는 바람에 이 인간에겐 허용되지 않은 이 엄청 귀한 물질을 잘못 인간에게 흘려버린 거야. 이 물질이 인간에게 닿자, 그 인간에게는 특별한 신의 아름다운 흔적이 나타나게 되었어. 뭘까? 인간에게 남겨진 신의 아름다운 흔적?
아일랜드의 시인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는 이것을 '천사의 실수'라고 했다고해.  '보..'라고 시작하는데.....


대충 이런 식으로 글을 써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자료를 찾아봤어. 그런데, 도대체! 도대체가 예이츠가 그런 말을 했다는 출처를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거야.  이 이야기는 오로지  성형외과 홈페이지들에서 넘처날 뿐이었어. 슬슬 짜증이 나면서 내 귀한 시간을 이렇게 소비하기 싫어졌지. 의학교육까지 받은 사람들이 출처도 안 밝히고, 계속 인용, 확대 재생산하다니 정말 창피한 일이야. 혹시 누구라도 출처를 알게 되면 알려주기 바래. , 정답은 보조개야.

소관골근과 대관골근

보조개는 근육이 갈라진 자리가 옴폭 들어가서 생기는 거야. 그런데, 왜 나는 없고, 저네들만 있을까? 일반적으로 20-30%의 인간에게 보조개어, 보통 우리에게는 없지.  우리가 웃을 때 여러 가지 근육을 사용하는데, 그중에 가장 크고 중요한 근육을 관골근(zygomaticus muscle:자이고마티쿠스)이라고 해. 위의 그림에서 두 개의 근육이 입꼬리에서 광대뼈로 연결되어 있지? 이것이 관골근이야. 광대뼈라고 하는 관골(zygomatic bone)에 붙어 있다고 해서 zygomaticus라고 이름 붙었어.

이중 아래 있는 것을 대관골근(zygomaticus major)이라고 해. 그런데, 일부 사람들이 이 대관골이 갈라진(bifid muscle) 사람들이 있어. 이 경우 대관골근이 수축할 때 갈라진 홈이 벌어지면서 그 자리가 옴폭 들어가는 거야. 그게 바로 보조개야. 일종의 결함(defect)이라고 할 수 있지.  그런 면에서 본다면, 예이츠의 그 이야기는, 천사의 실수가 됐건, 신의 실수가 됐건 결함이 의도치 않은 매력이 되었다는 점을 잘 표현한 썰이야.



자! 보조개가 생기는 원리를 정리해볼까?

1. 웃을 때 입꼬리를 올리는 근육을 관골근(zygomaticus)라고 한다

2. 이 근육에 결함이 있어서 두 개로 갈라진 사람들이 있다

3. 이 근육이 수축할 때 근육이 갈라진 자리에 홈이 파인다


나는 개인적으로 보조개가 예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뭐 개인 취향이니까 뭐라고 하지 마. 그런데, 잘 생각해봐, 보조개가 어떻게 생기는지. 보조개는 웃는 근육이 수축할 때만 생겨. 결국 보조개를 만들려면 웃어야 해.


"보조개는 웃는 근육이 수축할 때 생긴다"


나는 보조개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웃는 얼굴은 무조건 예쁘다고 생각해.


보조개가 없다면 그냥 웃어.
보조개가 있으면, 보조개 만들려고 웃어.


웃음이야 말로 미모 업그레이드 1 티어 아이템이야. 오늘 하루 많이 웃기를 바래.


보조개는 볼에만 있는 것이 아니야. 엉덩이와 관련된 보조개가 있는데 다음 사진 중에 무엇일까? 다음엔 또 다른 특별한 보조개 이야기를 해볼게.



오늘 기억할 단어

관골(광대뼈) zygomatic bone

관골근 zygomati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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