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용어 verum, corpus, corporeal, sham
이 아름다운 성가곡은 모차르트의 "Ave Verum Corpus"입니다. 그의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성가 중 하나입니다. K. 618로 분류되는 이 작품은 1791년 6월에 작곡되었으며, 이는 모차르트의 생애 마지막 해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화려함보다는 매우 절제되고 단순한 느낌을 주는 곡입니다.
모차르트의 미완의 마지막곡 '라크리모사'에 관련된 의학용어는 아래를 읽어보세요
"Ave Verum Corpus"는 라틴어로 "진실된 성체에 경배를"이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corpus는 가톨릭에서 성체표현하는 라틴어입니다. 성체 대축일은 Corpus Christi라고 하지요. 그냥 그리스도의 몸이란 뜻입니다. 뭔가 실제적이고 육체적인 몸을 강조한 의미입니다. Ave는 경의를 표하는 단어이고, verum은 진짜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진실된 성체에 경배를" 이란 의미가 됩니다. 이 단어들은 의학이나 과학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라틴어입니다.
과학 연구 영역에서, 진짜를 뜻하는 "verum"은 가짜를 뜻하는 "sham"과 짝으로 사용됩니다. 여기서 "verum"은 시험(trial) 혹은 실험(experiment)에서 실제로 행해지는 치료를 의미합니다. 임상 시험에 적용될 때, "verum"은 시험 중인 실제 치료가 이루어지는 집단이며, 가짜(sham) 치료나 플라세보(placebo) 치료와 비교하여 그 효과를 규명하는 데 사용합니다.
"Sham"(가짜 혹은 시뮬레이션)은 저도 이번 자료조사하면서 알았는데, 라틴어가 아닙니다. 17세기 영어고 일부학자는 수치스럽다는 shame과 관련이 있다고 보더군요. 어쨌든, 라틴어에서 유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임상 시험과 과학 연구의 맥락에서 "verum"의 반대 의미 사용됩니다. 이는 실제(verum) 개입(intervention)과 구별할 수 없지만 치료적 요소가 없는 모의(가짜) 치료나 절차를 의미합니다.
라틴어에서 "corpus"는 직접적으로 "몸"으로 번역됩니다. 정신적이거나 비 물질적인 것을 제외한 순전한 몸을 의미하는 단어예요. 그래서, 현대 영어에서도 corpse는 죽은 몸을 의미합니다. 비물질적인 것이 없는 순수한 물질로서의 몸이니, "시체"가 되지요. 일상 영어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Corporeal"이라는 형용사는 특히 영혼과 대비되는 몸과 관련된 것을 의미하는 형용사입니다.
의학용어에서 corpus 시체라는 의미 외에도 구체적 모양을 갖는 실체, 구조물을 표현하는 데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Corpus Cavernosum'(음경해면체)은 발기 중에 음경의 대부분의 혈액을 함유하는 스펀지 같은 조직을 의미합니다.
"Corpus Callosum(뇌량)"은 뇌의 두 반구를 연결하는 주요 신경 섬유 구조를 의미하며, 뇌의 두 쪽 사이의 통신을 촉진합니다. Callosum은 대들보, 다리(bridge)등을 의미하니, corpus는 뇌 조직을 의미하네요.
"Corpus Cavernosum(음경해면체)"은 발기 시 음경의 대부분의 혈액을 담고 있는 스펀지 같은 발기 조직 영역을 가리킵니다.
"corpus"는 의학용어뿐 아니라, 법률, 고전문학등에도 많이 사용되는 라틴어입니다. 우리가 흔히 히포크라테스 전서라고 부르는 그와 그의 제자들의 의학경전은 Hippocratic Corpus라고 부릅니다. 마찬가지로, Johann Sebastian Bach's "Corpus"라고 하면 바흐의 모든 작품들을 묶어서 이야기하는 표현입니다.
법률용어로 인신보호청원(人身保護請願)을 라틴어로 habeas corpus act라고 하는데 '너는 몸을 가지고 있다'라는 뜻입니다. 영장의 내용은 (자신의 의지에 반해 붙잡혀 있는 등 정당하지 않게 구금 중인지 판단하기 위해) 법원에서 심문을 할 수 있도록 법원이 왕이나 구금시설의 책임자 앞으로 "당신이 보호하고 있는 이런 사람을 법정으로 데려오라"라고 요청하는 것이에요.
"De Humani Corporis Fabrica"
16세기 의학계의 이단아 베살리우스의 그 유명한 저서, "De Humani Corporis Fabrica"를 들어보셨나요? 흔히 그냥 '파브리카'라고 부르는 책입니다. 아마 이름은 못 들어 봤어도, 아래와 같은 그림들은 아마 보신 기억이 있을 거예요.
이 책의 원래 제목인 "De Humani Corporis Fabrica"는 "인체의 구조에 관하여"라는 뜻입니다. 이 혁명적인 책은 르네상스시대에 해부학 연구의 기초뿐만 아니라, 당시 지배적이었던 해부학 이론, 주로 2세기 그리스 의사 갈렌의 작업에 도전함으로써 의학의 방향을 바꾼 걸작입니다. 이 책은 제목부터가 의학연구에서 신을 배제하고, 인간에 대한 기계적인 시각을 보여줍니다.
"De Humani" (인간의) : 르네상스 하면 인본주의죠? 인간 중심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어요.
"Corporis" (몸의): 몸의 물리적 구조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명시합니다. 르네상스 해부학의 맥락에서, 이는 경험적 관찰과 해부에 대한 대담한 관심을 표현한 단어입니다.
"Fabrica" (구조나 직물): "fabrica"라는 단어의 선택은 인간의 몸에 대한 르네상스 시대의 매혹을 반영하며, 몸을 예술 작품과 복잡한 기계로 보는 시각을 나타냅니다. 이는 정교하게 제작된 복잡한 구조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성가곡 속에 라틴어로 의학용어를 배워봤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어원에 관한 지식은 우리가 주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풍부하게 하며, 고대 언어가 현대 과학 및 의학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줍니다.
"Ave Verum Corpus"
부활절을 준비하며 아름다운 성가곡 속의 의미를 기억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