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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약과 사회

사람도 동물도 독감으로 아픈 새해

인간의 욕심, 조류독감 사람에게 향하다

by 약사엄마

2017년 새해 시작부터 조류독감 관련 소식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제는 새들도 모자라 고양이까지 조류독감에 걸려서 폐사했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이미 살처분된 닭들이 이제는 얼마인지 숫자를 가늠하기도 어렵고, 동네 슈퍼 계란은 이미 동난지 오래입니다. 닭고기도 조만간 찾아보기 힘들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미 2016년 12월은 독감에 걸린 아이들 천지였습니다. 초등학교 교실에 독감으로 결석한 아이가 대부분이어서 정상적인 수업 자체가 불가능했던 학급도 있을 정도입니다. 아직도 그 독감 유행은 진행 중입니다.


조류독감 방제 작업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정부는 조류독감에 감염됨 닭과 오리는 계속해서 살처분하고 있습니다. 조류독감은 조류의 분비물과 접촉할 때 주로 일어난다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바이러스는 물, 사람의 발, 사료차, 기구, 장비, 알 겉면에 묻은 분변 등에 의해서도 전파됩니다.


전세계가 비행기 몇 시간이면 오갈 수 있고, 매년 철새가 이동하면서 바이러스를 옮기고 다닐 수는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어떤 방식으로든 변형되면서 살아남는 존재니까요. 문제는 조류독감을 한두번 겪는 것도 아니면서, 매년 그 많은 닭과 오리를 살처분하는 한국의 상황입니다. 거의 매년 조류독감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제대로 된 재발 방지 대책이 나온 적은 없어 보입니다.


이번 겨울 조류독감의 상황은 예년과는 달리 심각해 보입니다. 2016년 10월 28일 충남 천안에서 야생조류의 분변에서 H5N6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되었습니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71220) 이후 국내에서는 상당히 심각한 양상으로 조류독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옆 나라 일본에서도 같은 종류의 조류독감이 확인되었지만, 우리나라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면역력이 떨어진 닭과 오리, 왜 이렇게 키웠을까


사람들도 독감에 걸립니다. 사람마다 면역력이 다 다릅니다. 평소에 건강하고, 몸 관리가 잘 되어 면역력이 좋은 사람들은 독감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독감 바이러스를 접해도 독감에 걸리고 걸리지 않는 것은 모두 개인차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닭과 오리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일명 동물복지농자에서 자란 닭과 오리들은 조류독감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충북에 있는 동물복지농장의 경우 지난 3년간 조류독감에 감염된 동물이 없다고 합니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70134) 다시 바꿔서 이야기하면 동물들도 적당한 수준의 숨쉬고 살만한 공간이 확보되고, 자연의 생태 환경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선에서 살아간다면 이런 조류독감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상당수의 양계장을 보면, 공장식 축산이라고 하여 비좁은 공간에 몇 층씩 포개서 닭이 있습니다. 그리고 24시간 형광등을 켜 두어, 닭들이 낮인지 밤인지 구분도 못하는 채로 꼼짝하지도 못하는 공간에서 키워집니다. 일정시간마다 제공되는 물과 사료를 기계적으로 먹으면서 말입니다. 움직임이 거의 없는 닭은 그 뼈가 단단할리 없습니다. 그 뿐일까요? 우리가 먹는 닭고기 조직들도 흐물흐물 퍼지기 쉽습니다. 이렇게 키워지는 닭들은 약 40일이면 식용으로 출하될 수 있습니다.

poultry-farm-1544654_1280.jpg 좁은 공간에서 자라는 닭들은 필연적으로 약해질 수 밖에 없다


빨리 키워서 팔아야 하는 양계장,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수익을


양계 농가 입장에서는 닭을 빨리 키워서 팔아야 합니다. 그래야 사료값과 양계장 유지비가 빨리 회수될 수 있으니까요. 결국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수익을 뽑기 위해 공장식으로 키우는 방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단 40일이면 닭을 팔 수 있습니다. 닭 키워 판매하는 것을 생산성 측면에서만 접근한 것입니다.


비좁은 공간에 모여서 사는 닭들은 움질일 필요도 없고, 움직일 수도 없습니다. 그냥 주는 대로 먹고 알을 낳고, 살찌워질 뿐입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스스로 갖출 수 있는 면역력은 바닥을 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연의 섭리대로 살았던 닭이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을 조류독감에 닭장 속 닭들은 그대로 무너집니다. 폐사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고요. 한 마리가 걸리면, 바로 옆자리에 살던 닭들도 일시에 전염됩니다.


조류독감, 그 화살은 사람에게 향하고 있다


빨리 닭고기와 계란을 생산해서 싼 값에 대량으로 공급하려고 했던 인간의 욕심은, 이제 사람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많은 닭이 폐사하면서 계란 값은 치솟고 있습니다. 그도 모자라, 조류독감이 포유류인 고양이에게 옮긴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조류독감은 이미 2004년에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가 있었고, 이는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http://cdc.go.kr/CDC/info/CdcKrNqs0101.jsp?menuIds=HOME001-MNU1132-MNU1394-MNU1721-MNU1723&cid=41366) 또한 이번 유행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H5N6)는 중국에서 인체감염사례가 이미 보고된 바 있습니다.(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5&aid=0002672351) 중국에서는 이번 조류독감이 인체에 감염되었을 경우 치사율이 SARS보다 높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의 욕심으로 시작한 공장식 축산으로 자란 닭과 오리들이 전염병에 걸려, 그 전염병이 사람을 위협하게 되는 상황. 아이러니하지만 인과응보 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6년 연말, 2017년 연초는 정말 한국에서 많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무수한 사건들이 튀어나오고, 그 동안 가지고 있던 구조적, 관념적으로 있던 문제점들이 팡팡! 터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류독감도 그 중 하나일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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