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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디치 Jul 30. 2020

오늘부터의 세계

세계 석학 7인에게 코로나 이후 인류의 미래를 묻다

"오늘부터의 세계" 표지

 우리는 화석 연료로 먹고, 입고, 살아간다. 화석 연료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다. 대형마트에는 사시사철 전 세계의 농작물과 가공품으로 넘쳐난다. 화석연료로 만들어진 비료와 화석연료를 이용한 농기계로 경작한 칠레산 포도, 태국산 망고, 네덜란드산 돼지고기를 당장 마트에 가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우리 생활은 전 세계와 연결되어 있으며 그 편안함에 젖어 산다. 그런데 이 삶에 경고등이 켜졌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 19 시대가 시작되었고 우리에게 주어졌던 편안함이 언제까지 허용될 것인가를 물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 ‘오늘부터의 세계’는 우리에게 친숙한 석학들을 초대했다.      

제레미 리프킨은 코로나 19로 인한 팬더믹을 과도하게 화석연료를 사용한 인류가 기후를 변화시켜 만든 인재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감염병이 창궐하고 사람들은 1년~1년 반을 기다리며 새로운 조직과 사회생활, 통치 방식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또, 분산되고 개방적이며 투명하고 수 천만 명에게 확장되는 3차 산업혁명 인프라를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말한다. 그는 코로나 19 이후 사회를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3차 산업혁명으로 전환해야 그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즉, 그린 뉴딜만이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팬더믹의 공포로부터 자유롭게 할 거라 말한다. 리프킨은 글로벌 기후 비상을 코로나 19의 주범으로 규정하고 우리의 변화를 촉구한다.

    

원톄쥔은  서구 위주의 경제 시스템과 시각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코로나 19 치료에 중의학이 효과가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없다며 서구 미디어 편향을 지적한다. 필자도 중의학이 코로나 19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짐작도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양의학 시각에 매몰되어 있으리라 예상한다. 원톄쥔은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역설하며 식량위기를 말한다. 현 인류는 글로벌 체인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시장이었는데 이 체인이 끊어지면서 생산품 이동이 막혀있으며 이는 큰 재앙임을 지적한다. 기존 세계화는 실패했으며 지하자원 또는 천연자원의 존재가 단일 국가 경제구조로의 재편을 불가능하게 한다고 말한다. 이 지점에서 원톄쥔은 앞으로의 팬더믹은 산발적으로 진행할 거라 예견하며 바이러스는 현대화에 대한 비평문이라 말한다. 그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우리 모두는 서구문화, 서구적 행동에서 벗어나는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 촉구한다.      



장하준은 코로나 19는 사회 모순을 투영했다고 말한다. 작금의 경제 시스템은 값싼 생산을 위해 세계 구석구석을 엮어놓아 한 군데가 안 돌아가면 유지되지 않으며, 저렴한 노동력을 이동시키기 위한 구조이고 한 생산 과정이 중단되면 노동자가 그 피해를 떠안는 모순 구조라 지적한다.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사회는 코로나 19 피해가 그렇지 않은 사회보다 더 컸으며 이 구조를 고쳐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이너스 성장을 두려워하지 말고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해 양에서 질로 전환을, 분배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말한다. 우리는 장하준의 말대로 세계에서 코로나 19 방역을 제일 잘했으나 자살률 1위라는 기록 역시 가지고 있다. 코로나 19로 사람 죽는 건 안되고 미래 희망이 없어 죽는 건 괜찮은지 자문해야 한다.         


마사 누스바움은 팬더믹은 우리 안에 숨겨진 편견과 혐오를 드러내었다고 지적한다. 미국에서 동아시아계 사람들이 혐오의 대상이 되고 미 대통령은 이를 부추기고 있다 말한다. 그는 이 현상을 목격하고 주거지와 주거 상태, 건강보험 가입 여부, 좋은 음식에 접근할 수 있는지 여부가 혐오 정치 이면에 있다고 보고 자기 비판 정치, 사랑의 정치를 행해야 한다 주장한다. 그는 혐오는 우리를 갈라놓지만 우리의 취약함은 우리를 연대하게 한다 말하며 두려움과 혐오에 맞서는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밀고 나가야 함을 강조한다.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 품격을 누리는 삶의 기본을 보장받는다면 세상의 두려움은 줄어들 것이다.      



케이드 피킷은 미국이 의료지출 비용이 커서 의료 선진국이라는 인상은 착각이라고 말한다. 국민의 건강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경제적 불평등 정도, 빈곤, 교육 수준 격차, 차별과 편견을 들었다. 코로나 19는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 치명적이었음을 보여주었고 케이드 피켓은 사회적 불평등이야말로 사회의 가장 심각한 기저 질환이라 지적한다. 우리나라에서 언택트 사회를 유지했던 배경에는 정부에서 투명하게 방역 활동을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인 택배 기사를 비롯한 저임금 노동자의 존재가 큰 역할을 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들이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더 큰 대가를 치렀어야 했을지 모른다.     



닉 보스트롬은 우리가 인류를 위협하는 자기 파괴 기술들을 개발해왔지만 아직 치명적 기술을 개발하지 않은 건 천운이라고 말하면서 지구적 조정 실패는 미래의 대재앙을 예고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도 경험한 바대로 인간은 외부와 접촉하지 않고 지내는 데 한계가 있다. 어느 시점 이후에는 사람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닉 보스트롬은 개별 최적 사회적 상호작용 용량이 다르고 서로 접촉하지 않고 지내지 못함을 이야기한다. 즉, 사회적 결속력을 높여 사회적 안정망을 갖추는 지구적 거버넌스 능력을 갖추어야 이 코로나 19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      





반다나 시바는 언택트 사회에서 전자 상거래, 이를테면 우리나라 기업 쿠팡의 도약과 위기를 다른 시각으로 제안한다. 그는 전자 상거래 중심 사고에 맞서길 바란다. 이는 전자 상거래의 명암을 보면 이해된다. 신선 식품 아침 배송은 분명 편리하지만 이로 인해 도태되는 기존 유통 구조에 종사하는 이들의 생계는 어떻게 될까? 적자생존에 따라 경쟁에서 도태되는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또, GMO식품 관련 산업, 이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 발전이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지 묻는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역설한다. 사람 없는 경제 구조를 비판하며 우리는 자기중심적인 세상에서 벗어나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자연 친화를 목표로 노력해야 한다 말한다.     



지은이 / 인터뷰어 안희경


이 인터뷰 내용들은 코로나 19 전후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가지고 있던 문제와 모순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온몸으로 겪고 있는 현 경제구조가 옳은지, 코로나 19 이후의 세계에도 이전과 같이 잘 굴러갈지 생각하게 한다. 파편화된 우리 모두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단언컨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건 서로 연결되어 돕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도 완전히 독립하여 살아갈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평소 이를 잊고 살아간다. 이 책은 잠시 잊고 있던 이 사실을 되새겨 보는 기회를 준다. 일독의, 그 존재 가치를 증명한다.   


* <오늘부터의 세계> 북트레일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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