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쓸쓸한 멜랑콜리를 음악으로 담아낸 아티스트를 떠올려 보면 Lyn Lapid만한 사람이 드뭅니다.
그녀의 곡 'blame it on the snow'은 2024년 홀리데이 EP 'winter wishes'에 수록된 작품으로 흔히 떠올리는 밝고 따뜻한 겨울 분위기와는 달리 조용하고 내성적인 순간들을 담아내며 그리움과 상실의 감정을 전달합니다.
이 곡은 간결한 편곡과 내면적인 가사를 통해 듣는 이들에게 깊고 감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노래의 첫 소절이 시작되자마자 절제된 피아노 인트로가 고요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여기에 하이컷 필터를 사용해 음색을 부드럽게 조정하며 마치 다른 방에서 들려오는 듯한 음향 효과를 더해 고립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 디테일은 겨울의 정서적 거리감을 그대로 담아내며 Lyn Lapid의 예술적 특징을 잘 드러냅니다.
그녀는 사운드 속에 감정을 섬세히 짜넣는 데 뛰어난 재능을 보여줍니다.
노래가 진행되면서 점진적으로 추가되는 요소들은 곡의 텍스처를 더욱 풍부하게 만듭니다.
빈티지하고 거친 톤의 드럼은 섬세한 보컬과 충돌하지 않으며 일정한 리듬을 제공해줍니다.
이러한 선택은 곡에 오래된 바이닐 음반 같은 시간성을 부여하며 눈 내리는 고요한 밤의 분위기를 완성합니다.
코러스 부분에 울려 퍼지는 벨소리는 겨울의 반짝임을 더해주며 브라스와 스트링 패드 같은 사운드는 보컬의 아래에서 부드럽게 부풀어 오릅니다.
이는 마치 자신의 겨울 추억을 되새기는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Lyn의 보컬은 이 곡에서 단연 돋보입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동시에 여리고 단단한 독특한 애잔함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It looks like I’ve been crying, blame it on the long dark night'라는 가사에서 그녀의 미묘한 표현력은 슬픔과 조용한 수용의 감정을 섬세하게 전달합니다.
이런 진솔한 감정이 이 곡을 듣는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입니다.
또한 이 곡이 특히 매력적인 이유는 외로움과 향수를 주제로 하면서도 결코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겨울이라는 계절을 실연의 은유로 사용하면서도 흔한 표현을 피하고 구체적이고 생생한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Peppermint and whiskey still taste like when you kissed me' 같은 가사는 감각적 경험이 어떻게 기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를 잘 묘사하며 곡의 감정을 현실적이고 강렬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후렴구 'I’ll blame it on the snow'는 외부의 계절적 풍경을 내면의 감정에 대한 도피구로 사용하면서 동시에 내면의 취약함을 시적으로 드러냅니다.
이는 고요한 자연 속에서 자신의 복잡한 감정을 잠시 내려놓고자 했던 누구에게나 깊이 공감되는 감성입니다.
'blame it on the snow'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하나의 경험입니다.
이 곡은 마치 서리 낀 창가에 서서 눈송이가 떨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리운 사람과 순간들을 떠올리게 하는 듯합니다.
Lyn Lapid는 우리를 가장 외로운 순간에도 위로해줄 수 있는 음악의 힘을 담아낸 내성적이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따뜻한 음료를 손에 들고 눈 내리는 저녁을 함께할 곡을 찾고 있다면 이 곡은 당신의 겨울 플레이리스트에 꼭 추가해야 할 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