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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징어게임2', 세계관 확장과 아쉬운 여운

by 참지않긔

드디어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공개됐습니다.
시즌 1이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만큼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가 하늘을 찔렀는데요.
시즌 2는 세계관과 캐릭터의 확장에 초점을 맞추며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동시에 부족한 점도 분명히 느껴지는 시즌이었습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한 감상평을 전해드리니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누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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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공유가 연기한 양복남 즉 모집책의 활약이었습니다.
시즌 1에서는 딱지치기 게임을 제안하며 잠깐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그의 과거와 현재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이야기의 중심에 섰습니다.
과거 병사로서 게임 참가자들을 관리하던 그가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된 과정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노숙자들과의 게임 장면에서는 그의 왜곡된 도덕성과 쾌락주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보는 내내 소름이 돋았습니다.
사람들의 절망에서 쾌감을 느끼는 양복남의 모습은 강렬하면서도 불편했는데요.
공유는 이 복잡한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즌 2의 긴장감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와 함께 프런트맨과 그의 동생 준호의 이야기도 중요한 축을 이루었습니다.
프런트맨은 여전히 게임의 냉혹한 관리자 역할을 하면서도 가끔씩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시즌 2에서도 준호와의 갈등은 끝내 해소되지 않았고 이들이 얽힌 사연은 시즌 3을 위한 큰 떡밥으로 남았습니다.
준호가 생존했는지 여부 역시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으로 다음 시즌에서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가 됩니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독특한 존재감을 발휘한 캐릭터는 11번 병사, 일명 핑크토끼였습니다.
다른 병사들과는 확연히 다른 행동과 태도를 보여주며 눈길을 끌었는데요.
게임 내외에서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며 체제에 균열을 일으킬 가능성을 암시했지만 그녀의 이야기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못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이 캐릭터가 시즌 3에서 더 깊이 다뤄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진욱이 연기한 경석의 이야기도 아쉬움을 남긴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초반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주요 캐릭터로 자리 잡을 것처럼 보였지만 갑작스러운 퇴장은 많은 의문을 남겼습니다.
시신이 명확히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시즌 3에서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이진욱 같은 배우를 이렇게 소모적으로 사용하기엔 아쉬운 감이 크기에 그의 복귀를 기대해봅니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충격적인 캐릭터는 박성훈 배우가 연기한 ‘현주’였습니다.
트랜스젠더 캐릭터로 국내외에서 큰 화제가 됐는데요.
사실 오징어 게임에서 이런 캐릭터가 등장할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박성훈은 이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습니다.

현주는 단순히 주목받기 위한 캐릭터가 아니었어요.
그는 서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극에 깊이를 더해줬습니다.
소외된 소수자이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먼저 나서서 팀을 돕고 리더십을 발휘했죠.
특히 후반부에서 총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장면은 정말 인상 깊었어요.
제준은 이번 시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 중 하나였습니다.





이번 시즌의 게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짝짓기 게임이었습니다.
단순한 규칙 속에서도 참가자들은 극한의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고 신뢰와 배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특히 약자를 배제하려는 냉혹한 선택과 끝까지 서로를 배신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교차하는 장면은 감동적이면서도 처절했습니다.
이 게임은 시즌 1의 구슬 게임을 떠올리게 하며 단순한 놀이가 얼마나 비극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였습니다.





하지만 초반의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가 늘어지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반복되는 투표 장면과 과도하게 강조된 감정선은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했고 마지막 총격전 역시 시각적으로는 훌륭했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이는 시즌 3를 위한 빌드업 과정으로 볼 수 있겠지만 개별 시즌으로서의 완성도를 약간 희생한 느낌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세계관과 캐릭터 확장이라는 시도는 성공적이었지만 이야기 전개의 완성도는 시즌 1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초반 몇 화는 몰입감이 뛰어났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 긴장감이 약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에 5점 만점에 3.5점을 주고 싶습니다.
시즌 1처럼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기대하고 본다면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캐릭터와 서사의 확장을 감상할 가치는 충분합니다.
특히 프런트맨, 핑크토끼 11번 병사, 그리고 경석 같은 인물들의 서사는 시즌 3에서 더 많은 떡밥 회수를 기대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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