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시옵소서

by 참지않긔


사랑의 하나님


오늘 우리가 맞이한 12월 31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헤아릴 수 없는 눈물과 상실을 간직한 유가족들을
가슴 깊이 품고 기도합니다.


이제 막 떠나려는 해의 마지막 볕은
슬픔을 안고 있는 그들의 창에 내려앉아
작은 온기마저 잃지 않도록
살며시 등을 토닥여 주고 싶어 보입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빈자리는 쉽사리 메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거대한 슬픔의 강물 앞에
마음껏 울 수도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부디, 눈물 가운데에서도
작은 희망의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게 붙들어 주소서.
흔들리는 갈대처럼 가냘픈 이들의 마음에
당신의 한없는 따뜻함을 부어 주시길 간구합니다.


유가족들이 맞게 될 내일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포근하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계절의 무거운 그림자에 짓눌리기보다
떠나보낸 이들을 향한 그리움이
언젠가는 감사와 사랑의 기억으로 피어나
작은 위안이라도 되게 하옵소서.


자비의 하나님


지나간 시간들을 뒤돌아보는
이 마지막 하루가
우리 모두에게 작고도 소중한 깨달음을 안겨 주길 원합니다.
함께 웃고 울었던 모든 날들을 잊지 않고
그 속에서 사랑이 무엇이며
연대가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다시금 배우게 하소서.

어둠 속에서도 새벽이 오듯
흑암이 깊으면 별빛이 더욱 반짝이듯
이 커다란 상실감 뒤에도
새로운 시작이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유가족들의 지친 영혼에
조용히 빛을 비추어 주시어
소망의 길을 비틀거리지 않고 걸어가도록
부디 인도해 주옵소서.


오늘의 마지막 해가 저물어 가도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일으킬 수 있는 힘이
영원히 꺼지지 않길 바랍니다.
새해의 문턱 위에서 다시금 숨을 고르고
더욱 단단한 희망으로 일어서도록
당신의 크신 은혜를 내려 주소서.


이 모든 기도와 염원을 담아
당신의 신실한 사랑 앞에 두 손 모읍니다.
아픔을 품고 있는 모든 이에게
평안과 위로, 그리고 다시 만날 새 아침의 축복을 허락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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