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대부분은 너무도 익숙한 풍경, 익숙한 상황, 그리고 익숙한 사람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같은 거리, 같은 집, 같은 얼굴이 반복됩니다.
손에 익은 커피잔을 들고 늘 보던 뉴스 화면을 스쳐 지나가듯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하죠.
그런데, 가끔은 이런 익숙함이 마치 무거운 공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지루하다거나 식상하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저, 왠지 반갑지가 않습니다.
반가워야 할 얼굴이 낯설게 보이고 늘 익숙했던 소리들이 어딘가 거슬리게 들립니다.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가슴 한구석을 스쳐 가는 듯합니다.
마치 돌고 돌던 폭탄이 결국 내 손에 쥐어졌을 때의 느낌 같다고 할까요?
아니면 너무 오글거리거나 너무 뻔한 장면을 보고 있자니 본능적으로 리모컨을 찾아 채널을 돌려 버리고 싶어지는 그런 순간 같다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바꾸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나를 바꾸고 주변의 모든 것들을 뒤집어 엎고 싶은 건 아닙니다.
단지, 잠시 멈추고 싶어질 뿐입니다.
시간도, 생각도, 마음도.
그러나 이것도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어쩌면, 아주 맑은 날.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오는 아침.
잠에서 깨어났을 때 문득 평소의 기계적이고 멍한 내가 아니라 내 본질이 깨어나 있는 듯한 느낌.
그 순간, 세상이 낯설게 보이지만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편안한 느낌.
그런 순간을 만나고 싶습니다.
익숙함 속에서도, 문득 찾아오는 낯설음의 기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