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뒷모습

by 참지않긔


사람의 뒷모습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기다림과 머뭇거림, 망설임과 후회, 그리고 때로는 사랑까지도.





길을 걸을 때 문득 앞서 가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저릿할 때가 있다.

그 사람이 사랑하는 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아직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거리인데도 쉽게 부르지 못하고

차마 다가서지 못하는 순간들.

그때 우리는 안다.

사랑은 가끔 그렇게, 말하지 못한 채 머뭇거리다가 놓쳐버리는 것이라는 걸.





어떤 사랑은 늘 한 발짝 늦다.

말해야 했던 그 순간에 침묵했고

붙잡아야 했던 그 순간에 머뭇거렸고

돌아보아야 했던 그때에 외면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우리는 사랑을 떠올릴 때 앞모습이 아니라 뒷모습을 먼저 기억한다.

멀어지는 모습, 떠나가는 모습, 혹은 그냥 앞서 가는 모습.

함께 걷던 길에서 점점 작아지던 실루엣.

언젠가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한없이 바라보았던 그 순간이

사랑의 한 조각으로 남는다.





떠나가는 뒷모습이 전부였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겠는가.

그러나 어떤 사랑은 다시 돌아온다.

어떤 사랑은 우리가 비켜선 길 위에서 다시 마주하게 된다.

비록 같은 자리는 아닐지라도, 같은 시간 속에서 다시 걸을 수 있다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랑을 지나친다.

어린 날의 서툰 감정, 뜨겁지만 쉽게 식어버린 사랑

서로를 아끼면서도 결국 멀어진 인연들.

그러나 진짜 사랑은 한 번의 뒤돌아봄으로 끝나지 않는다.

서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던 그 감정이 남아 있다면

언젠가 같은 길 위에서 다시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시간이 흘러 사랑이 희미해지는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낯익은 향기, 오래된 계절의 공기

혹은 누군가의 걸음걸이에서 그때의 마음이 되살아날 때가 있다.

그리고 깨닫게 된다.

사랑은 기억 속에서 흐려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것이라는 걸.





그러니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어쩌면 사랑은, 다시 부를 용기를 내는 사람에게만 또 한 번의 기회를 허락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다시 마주한 사랑은 이제 더 이상 뒷모습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시선으로 남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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